전남 함평군의회 5분자유발언
정철성 의원 5분자유발언
존경하는 김영인 의장님 그리고 동료 의원 여러분 이남오 군수님을 비롯한 공직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함평군의회 정철성 의원입니다. 오늘 저는 우리 부모님들께서 온몸으로 감내하고 계신 농촌 지역 주민들의 이동권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도시민들은 스마트폰 앱 하나로 몇 분만에 대중교통에 올라타며 병원에 가고 장을 보는 일련의 과정을 단 한두 시간 만에 해결합니다. 하지만 우리 군 농촌 마을에 사시는 어르신들의 하루는 전혀 다릅니다. 하루 딱 네 번 오는 버스 시간을 놓칠까 봐 새벽부터 가슴을 졸이고 굽은 허리로 보행보조기를 밀며 인도 없는 위험한 시골길을 걸어 나갑니다.
그렇게 도착한 정류장에서 기약 없는 기다림 끝에 간신히 버스에 올라타도 오랜 시간 이 마을 저 마을을 굽이굽이 다 돌고 나서야 읍면 소재지에 도착합니다. 겨우 5분 남짓 진료를 보고 장을 보고 나면 이미 기진맥진하지만, 집으로 가는 다음 버스는 서너 시간 뒤에나 있습니다. 차가운 정류장 벤치에서 하염없이 시간을 보낸 뒤 집에 도착하면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습니다.
단지 의사 한 번 만나고 반찬거리 몇 개 사 오기 위해 어르신들은 자신의 하루 전체를 바쳐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과연 공정하고 합리적인 구조입니까? 우리 군은 어르신들의 이러한 불편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행복택시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버스정류장으로부터 600m 이상 떨어진 마을 주민들에게 택시 이용권을 주는 고마운 제도입니다. 하지만 행정이 그어놓은 600m라는 선은 잔인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옵니다. 정류장에서 590m 떨어진 마을의 어르신은 단 10m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행복택시를 타지 못합니다.
건강한 젊은이에게 600m는 몇 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지만, 몸이 불편하신 60대 어르신에게 600m는 6km보다 더 먼 고난의 길입니다. 이제는 행정이 그어놓은 경계선을 넘어 주민의 실제 삶을 채우는 따뜻한 유연성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에 저는 오늘, 현행 600m라는 행복택시 기준을 전면 완화하여 관내 그 어떤 마을에 살더라도 읍면 소재지까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이동권 0m 시대를 열 것을 강력히 제안합니다.
현재 우리 군이 행복택시 사업에 쓰는 예산은 연간 약 3억 원입니다. 이 기준을 완전히 없애고 전면 확대할 경우 우리 군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예산은 약 35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단 35억 원의 예산 확보로 우리 군 전역의 399개 마을, 약 1만 3,000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당장 내일부터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권을 보장받게 되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35억 원이라는 숫자가 부담스럽다고 말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우리 군 전체 예산 규모에서 35억 원은 결코 감당하지 못할 거액이 아닙니다. 매년 관행적으로 집행되는 불요불급한 사업 한두 개만 조정하고 예산의 효율성만 다듬는다면 충분히 마련할 수 있는 재원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교통비 지원 사업이 아닙니다. 무너져가는 농촌의 생존권을 지키고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기본권 복지입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7조 제1항은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헌법 제34조 제4항에서는 노인의 복지향상을 위한 국가와 자치단체의 책무에 대해 엄중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리 함평군의 공직자들과 의회가 짊어진 이 헌법적 책무는 결코 도시와 농촌의 경계선 앞에서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공직자 여러분 초고령사회에서 복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우리 어르신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복지 향상의 권리를 외면한다면 그것은 행정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입니다.
시골에 사니까 불편한 건 당연하다는 체념을 이제는 끝내야 합니다. 오늘날 대한민국 발전의 버팀목이 되어주신 우리 어르신들의 위대한 헌신과 희생에 부끄럽지 않은 행정을 펼쳐야 합니다. 민선 9기 함평군정은 군민의 삶에 실제 변화가 있는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며 진정한 행정 또한 오롯이 군민의 삶 속에서 완성된다고 하신 이남오 군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어떤 마을에 살든 이동의 자유만큼은 평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모두 함께 힘을 모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