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의원
존경하는 이태손 부의장님과 하중환 운영위원장님 그리고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감사합니다. 비례대표 문화복지위원회 박정희 의원입니다. 본 의원은 오늘 대구의 미래를 향한 시정의 방향에 근본적인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민선9기 출범 이후 추경호 시장은 시민들에게 많은 약속을 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테슬라 아시아 제2공장, IBK기업은행을 비롯한 공공기관 유치 공약을 했고 TK신공항, 대구경북 통합까지 막중한 과제도 안고 출발하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구의 주요 현안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마다 ‘TK 패싱’이라는 말이 너무 쉽게 등장하고 있어 심히 우려가 되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과 관련한 지역거점 국립대 집중지원 대상에 경북대학교가 선정되지 않자, 곧바로 ‘대구 홀대’, ‘TK 패싱’이라는 표현이 쏟아졌습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너무나 당연하게 이유를 정해 버렸고 일부 시민들도 그에 호응하는 모양새입니다. 물론 정부는 선정 기준과 평가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대구·경북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합니다. 정부의 선정 과정이 공정했는지, 평가 기준은 타당했는지 철저하게 따져 물어야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경북대학교는 충분히 준비했는지, 대구시는 지역 거점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준비했는지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합니다. 과연 우리는 선정될 만큼 철저하게 준비했습니까? 무엇이 부족했는지 분석하지 않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혁신은 외면한 채 결과가 좋지 않을 때마다 지역 차별만 이야기한다면 다음 경쟁에서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공공기관 2차 이전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도 전국의 지자체들은 산업 연계와 입지, 주거, 교육, 정주여건까지 묶은 유치전략을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구도 왜 그 기관이 반드시 대구로 와야 하는지를 스스로 증명해야 합니다. 저 역시 대구시의원으로서 대구가 부당한 차별을 받는 일이 있다면 누구보다 먼저 정부에 따지고 당당히 대구의 몫을 요구하겠습니다. TK 패싱이라는 말이 준비 부족을 가리는 방패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모든 결과를 TK 패싱으로 이유를 대기 시작하면 정작 우리가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지는 보이지 않게 할 수도 있습니다. 추경호 시장께 묻겠습니다. 후보 당시 공약했던 테슬라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대기업 유치를 위해 대구시는 지금까지 누구와 접촉했고 어떤 인센티브를 제시했으며, 어떤 산업 생태계와 인재 공급 전략을 준비했습니까? TK신공항 조기 착공을 위해서 정부에 요구하는 것 외에 대구시가 스스로 해결해야 될 재원과 사업 구조, 후적지 개발과 배후 산업 전략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 시청사 이전과 문화예술허브 조성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십니까? 공약은 대구시가 하고 책임은 정부가 지는 구조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정부가 거절하기 어려운 대구만의 논리와 전략을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시선을 돌려 본 의원은 대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강력한 자산 하나를 제대로 활용할 것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대구의 역사와 문화입니다. 다른 어느 도시도 가져갈 수 없는 대구의 역사입니다. 대구에는 달성토성과 경상감영이 있습니다. 국채보상운동과 대한광복회의 역사가 있고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흔적이 있습니다. 근대골목과 약령시가 있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밝힌 2.28민주운동도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80주년을 맞은 대구 10월항쟁이라는 아픈 현대사도 있습니다. 지금 대구시는 약 30년 만에 매우 중요한 사업인 대구시사를 다시 편찬하고 있습니다. 대구시사는 역사의 기록뿐 아니라 사진, 구술 자료, 공간 자료를 체계적으로 모은 근현대 역사문화 아카이브로 구축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록을 활용해 살아있는 도시 곳곳의 공간과 연결해야 합니다. 기록은 이야기가 되고 콘텐츠, 관광으로 이어져 골목상권과 일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제가 줄곧 말씀드려 온 ‘문화가 밥이 되는 대구’입니다. 경상감영에서 근대골목을 지나 신천과 금호강, 그리고 옛 경북도청 후적지의 문화예술허브까지 이어지는 대구만의 전시와 공연, 축제와 교육, 역사문화 관광벨트를 만들어야 합니다. 시장님! 취임 두 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모든 현안들이 물밀 듯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생길 때마다 TK 패싱이라는 말 뒤에 숨는 시정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 첫걸음으로 10월항쟁을 포함한 우리의 근현대사를 온전히 복원하여 역사를 제대로 기록하고, 또한 이번 10월항쟁 80주년 추념식에 꼭 참석하시어 시민과 소통하는 행보도 보여주시면서 민생을 돌보는 시장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대구의 살아있는 역사와 문화, 그리고 관광산업과 일자리가 되는 대구만의 성장 기반을 만들어 주십시오. 대구가 다시 성장하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5분자유발언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