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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봉구의회 5분자유발언

손혜영 의원 5분자유발언

제357회 제4차 본회의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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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 없는 다수결은 독주일 뿐입니다. 저는 이번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제출된 추가경정예산안 수정동의안에 분명히 반대하는 입장을 밝힙니다. 이번 사안은 단순히 하나의 사업 예산을 삭감하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서로 다른 의견을 우리 의회가 어떤 방식으로 조정할 것인지, 다수의 권한을 어떤 태도로 행사할 것인지, 그리고 결정에 누가 책임질 것인지에 관한 문제입니다. 제10대 의회는 출범 직후부터 극심한 갈등과 대립을 겪었습니다. 이제야 어렵게 대화의 문을 열고 협치의 기류를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가장 치열한 논의와 조정이 필요한 예산 심사에서 그 흐름을 스스로 끊어버렸습니다. 쟁점이 된 예산에 대해 어떠한 실질적인 협의도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전액 삭감만을 고집했습니다. 단 한 석이 많다는 이유로 부위원장을 비롯한 다른 위원들과 충분한 조율도 거치지 않은 채 수정동의안을 작성했습니다.

이는 결론을 먼저 정해 놓고 예산심사를 형식적인 절차로 만든 것입니다. 본 의원이 마지막까지 위원장에게 물었습니다. “정말 아무런 협의 없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처리해도 부담이 없겠습니까?”, “이후 발생할 문제에 대해서 책임질 수 있겠습니까?” 그 질문에 돌아온 답은 “알아서 생각하세요.”였습니다. "위원장님, 이것이 협의입니까?

이것이 우리가 말해온 협치입니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다수의 뜻을 일방적으로 관철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서로 다른 의견을 듣고 조정 가능한 지점을 찾고 위원회 전체가 책임질 수 있는 결론을 만들어야 하는 자리입니다. 위원장과 부위원장 사이의 기본적인 협의조차 없이 수정동의안을 작성한다면 부위원장은 왜 선출한 것입니까?

이러한 과정과 발언을 의사록 그대로 주민께 공개했을 때 위원장이라는 자리의 책임 앞에서 떳떳하게 설명할 수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의견이 같다면 협치도, 정치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설득하고 때로는 양보하면서 결론을 만들어가는 것이 정치입니다.

조정할 의지도 없이 처음부터 표결만을 앞세운다면 그것은 스스로 정치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다수결은 충분한 협의가 끝난 뒤에 사용하는 마지막 수단이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수결만을 앞세우는 것은 민주적 의사결정이 아니라 가장 단순하고 거친 힘의 논리입니다.

의석수로 상대의 의견을 지울 수는 있어도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지울 수는 없습니다. 다음은 쟁점이 된 민선9기 캐치프레이즈 정비 예산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캐치프레이즈가 단체장 개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교체 대상과 범위, 단가가 적정한지도 당연히 꼼꼼하게 살펴야 합니다.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조정하면 됩니다. 그러나 예산의 적정성을 심사하는 것과 사업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며, 아무런 대안 없이 전액을 0원으로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캐치프레이즈는 단순한 장식물이 아닙니다. 새롭게 출범한 민선9기의 구정 방향과 행정 목표를 공직사회와 주민에게 일관되게 알리는 행정 표지입니다. 구정 운영 방향이 바뀌었다면 기존 안내문과 행정 표지를 적정한 시기에 정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정 절차입니다.

실제 행정 자료를 보겠습니다. 방학2동은 지난 민선8기 출범 약 두 달 뒤인 2022년 9월 7일「사무관리비 지급-캐치프레이즈 사인물 교체」라는 내부 결재 문서를 작성했습니다. 이 문서에는 동청사 내 게시판 등 캐치프레이즈 사인물을 교체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며, 교체비로 37만7,000원을 지급했습니다.

민선 출범 초기에 새로운 구정 방향에 맞춰 캐치프레이즈 사인물을 교체하는 일이 과거에도 통상적인 행정 정비의 하나로 추진됐다는 사실이 분명히 드러나는 자료입니다. 서울시 역시 2022년 민선8기 출범 초기부터 '동행.매력 특별시 서울'을 시정 슬로건으로 사용하는 것을 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과거에 집행했다는 이유만으로 현재의 예산이 자동으로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교체 범위가 과도한지, 어떤 항목의 단가가 부적정한지, 얼마를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협의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검토와 조정 없이 국민의힘 예결위 의원들은 처음부터 전액 삭감만을 주장했습니다. 지난 민선8기에는 필요한 행정 정비로 집행했던 일을 민선9기에는 사업 자체가 불필요한 것처럼 취급한다면 그 기준을 주민께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당시에는 필요한 행정이었고 지금은 낭비입니까? 단체장의 소속 정당이 바뀌면 예산 심사의 기준도 달라지는 것입니까? 본예산까지 기다리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새로운 민선 체제가 지금 이미 출범했는데도 이전 구정 방향이 담긴 안내물을 수개월 동안 그대로 두는 것이 오히려 행정의 일관성과 효율성에 맞지 않게 만드는 일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필요한 부분을 적정한 시기에 정비하기 위한 예산을 아무런 절충안도 없이 전액 삭감하는 것은 합리적인 예산 심사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는 견제라기보다 정쟁이고, 적정한 삭감이라기보다 행정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습니다.

의회는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합니다. 그러나 견제는 사업의 타당성과 예산의 적정성을 따지는 것인지, 협의와 대안 없이 필요한 행정까지 멈춰 세우는 것은 아닙니다. 의회와 집행부는 서로 견제하는 기관인 동시에 주민의 삶을 위해 협력해야 하는 기관입니다.

예산 심사에서는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재원을 전액 삭감해 놓고, 구정질문에서는 집행부를 향해서 이것도 해 달라, 저것도 해 달라고 요구한다면 그 요구에 과연 얼마나 책임이 실릴 수 있겠습니까? 집행부에 책임 있는 행정을 요구하려면 의회 역시 책임 있는 예산 심사를 해야 합니다. 협의와 협치의 의미를 다시 한번 무겁게 새기시기 바랍니다.

의견이 다를 때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서로 조정하고 함께 책임질 수 있는 결론을 만드는 과정. 그걸 협치, 협의라고 부르는 겁니다. 오늘 한 석의 우위를 이용해 수정동의안을 통과시킬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표결에서 이겼다고 해서 정치적으로도 옳은 결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주민들은 누가 한 표를 더 가졌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누가 끝까지 대화를 시도했고 누가 협의를 거부했는지를 지켜보고 판단할 것입니다. 다수의 권한으로 결정을 독점한다면 그 결정에 따른 책임도 온전히 감당해야 합니다.

지금이라도 일방적으로 작성된 수정동의안을 거두고 실질적인 협의를 다시 시작할 것을 엄중히 촉구합니다. 교체 범위와 예산액에 이견이 있다면 구체적인 근거를 놓고 조정하면 됩니다. 그것이 예산심사이고, 그것이 정치이며, 그것이 협치입니다.

저는 내용과 절차 모두에서 정당성을 잃은 이번 수정동의안에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께서도 의회의 협치와 예산 심사의 책임을 지키기 위해 이번 수정동의안에 반대해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서울 도봉구의회 회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