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의회 5분자유발언
임해분 의원 5분자유발언
사랑하는 동구민 여러분! 존경하는 김재헌 의장님과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구정을 위해 애써 주시는 강철호 구청장님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국민의힘 임해분 의원입니다. 매축지마을은 흔히 ‘시간이 멈춘 마을’이라고 불립니다.
그러나 시간이 멈췄다는 말이 관리까지 멈춰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부산진 해안을 메워 만든 이곳에는 일제강점기 군수물자를 보관하던 막사와 마구간이 들어섰고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피란민들이 삶의 터전을 일구었습니다. 좁은 골목과 철길 사이에 남은 풍경에는 부산 근현대사의 굴곡과 서민들의 삶이 고스란히 배어 있습니다.
그 흔적은 영화 ‘친구’, ‘마더’, ‘아저씨’ 등 여러 작품의 배경이 되었고 주민들은 사라질 옛 거리와 삶을 사진으로 남겨왔습니다. 그 기억을 이어 놓은 곳이 자성로 지하도입니다. 1972년 폐선된 옛 문현선의 흔적에 매축지마을과 부산진시장 조성 방식의 역사를 담아 역사 갤러리로 조성한 공간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자성로 지하도와 매축지 골목길에는 노후의 흔적이 뚜렷합니다. 담벼락의 페인트는 곳곳이 벗겨졌고 사진을 담은 나무 액자에는 이끼와 곰팡이가 피어 있습니다. 지하도 액자와 벽면도 낡고 빛이 바래 갤러리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초라한 모습입니다.
매축지마을 지도 안내판 아래에는 낙엽과 쓰레기가 쌓여 있고 안내판을 지탱하는 나무 기둥도 훼손되어 주변 경관을 해치고 있습니다. 역사를 보여주려고 만든 시설이 오히려 방치된 지역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최근 한 주민께서 영도와 비교하면 너무 관리가 되지 않은 것 같다는 민원을 전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우리 동구의 역사와 이야기를 정작 우리가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7월 우리 동구는 전국 최초로 크루즈 관광특구로 지정되었습니다.
그러나 관광특구다운 면모가 부산항과 부산역 등 대표 관광지 주변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관광객이 어느 골목을 걷더라도 쾌적한 환경과 지역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야 합니다. 관광특구의 품격은 동구 구석구석에서 완성됩니다.
특히 요즘 매축지마을 주변의 노포들이 SNS 핫플로 소개되면서 젊은 방문객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관심이 유행으로 끝나지 않도록 마을의 환경과 이야기를 함께 살펴야 할 때입니다. 오래된 것과 방치된 것은 다릅니다.
세월의 흔적은 매축지마을의 감성이지만 벗겨진 페인트와 곰팡이 핀 액자는 감성이라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새것으로 바꾸자는 것도 아닙니다. 매축지마을다운 표정을 지키면서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가는 세심함이 필요합니다.
이제는 새로운 사업을 크게 벌이기보다 이미 조성된 공간을 한 번 더 살펴야 합니다. 눈에 띄는 부분부터 차근차근 관리하고 꾸준히 관심을 이어가 주시길 바랍니다. 전면적인 재조성이나 대규모 사업을 주문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공간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노후한 부분을 조금씩 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달라질 것입니다. 골목 하나, 안내판 하나, 주민이 매일 지나가는 지하도까지 세심하게 관리될 때 비로소 관광특구다운 도시가 됩니다. 집행부에서도 자성로 지하도와 매축지마을에 관심을 가지고 이곳의 역사와 감성이 쾌적한 환경 속에서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 보살펴 주시길 바랍니다.
본 의원 역시 매축지마을의 역사와 주민의 삶이 우리 동구만의 자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꾸준히 관심을 갖겠습니다. 이만 5분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