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시의회 5분자유발언
김태균 의원 5분자유발언
존경하는 통영시민 여러분. 김미옥 의장님과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천영기 통영시장님을 비롯한 집행부 공무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김태균 의원입니다. 오늘 본 의원은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보완책을 마련하자는 주제로 5분 자유발언을 하고자 합니다.
작년에 경기도 수원 세 모녀 사건을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겁니다. 60대 어머니와 40대 두 딸은 난치병과 정신질환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들은 복지서비스와 관련해 신청 및 상담이력이 없었으며 주소지와 거주지가 달라 복지서비스 대상자로 분류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내몰렸던 이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곳은 마땅치 않았습니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사회보장시스템이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복지 사각지대는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0년 후반부터 출산율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인구로 진입했습니다.
결과, 우리나라는 고령사회가 되었고 올해는 65세 이상의 노인이 인구의 18.4%를 점하게 되었습니다. 2022년 4월 기준 OECD 회원국들 중에서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은 국가가 되었습니다. 2025년에는 인구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화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들을 부양해야 하는 것은,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몫입니다. 노인장기요양제도가 있지만 당사자가 직접 신청해야만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장기요양보험 인정률은 최근 5년간 8.8%에 불과합니다. 다행히 요양등급을 받아도 제공되는 재택간병 서비스가 하루 3시간~4시간에 불과해, 24시간 환자 곁을 벗어날 수 없는 가족에겐 언 발에 오줌 누기와 마찬가지입니다.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70대 노부부. 식물인간 아들을 25년간 돌보다 집에 불을 질러 함께 목숨을 끊은 50대 아버지. 뇌출혈로 마비가 온 아버지를 간병해오다 아버지의 목을 졸 라 살해한 27세 청년.
이 모든 사건은 간병에 지쳐 돌보던 이를 살해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 간병살인이라고 합니다. 2006년부터 2018년까지 재판에 넘겨진 간병살인 가해자 수는 154명, 희생자 수는 213명에 달합니다. 간병자살은 재판에 넘겨지지 않아 집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간병가족으로 죽음을 결심하기까지 겪은 수많은 고통과 고뇌는 그냥 자살이라는 단어 속에 묻힐 뿐입니다. 둘도 없는 잉꼬부부였고 헌신적인 부모였으며 효녀, 효자였던 사람들이 살인자로 추락하는 끔찍한 일이 되풀이 되지 않으려면 우리가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한편, 복지전문가나 시민단체에서는 행정 편의주의적으로 짜인 신청주의 복지 시스템이 시민들을 질리게 해서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합니다.
고령이거나, 홀로 살며 생계를 꾸리느라 바쁘거나, 장애가 있거나, 학력이 평균보다 낮은 경우가 많은 취약 계층에게 신청주의의 원칙과 많은 서류를 요구하는 지금의 복지 서비스는 문턱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지방정부에서 실현하기란 한계가 있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또 다시 이런 일들이 발생하게 방치해서는 안 되지 않겠습니까. 최근 윤석열 대통령께서 기초생활수급 가정을 방문한 후 “드러나지 못한 한 분이라도 더 도와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위기의 가구를 모두 찾아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겠지만 민·관이 협력을 강화해서 수원과 송파의 비극이 다시 되풀이 되어선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복지 없는 나라를 배경으로 한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2015)”의 한 장면에 이런 문구가 나옵니다. 가난하게 태어난 건 죄가 아니지만, 가난하게 죽는 건 잘못이다.
복지 사각지대에 계신 분들의 유서에는 빠짐없이 이 단어가 적혀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본 의원은 명예 사회복지공무원 제도를 더욱 활성화하는 방안과 복지 사각지대에 계신 분들을 발굴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 마련을 위해 노력해주실 것을 당부 드리면서 이만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