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환의원
행정자치위원회 김석환 의원입니다. 저는 주민자치회의 취지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주민이 행정의 단순한 보조자가 아니라 지역 문제를 함께 정하고 해결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방향에는 동의합니다. 2026년 10월 15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지방자치법이 주민자치회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도 그 취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법에 근거가 생겼다는 사실과 오늘 우리 앞에 놓인 조례안의 설계가 충분하다는 판단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개정법도 주민자치회를 반드시 두라고 한 것이 아니라 둘 수 있다고 규정하였습니다. 법적 근거는 출발선이지 허술한 세부 설계를 그대로 통과시키라는 백지위임이 아닙니다. 주민자치회에는 주민총회 개최, 자치계획 수립, 주민참여예산 편성안, 편성안, 행정사무 수탁, 재정지원, 나아가 연계 법인 설립과 수익사업의 길까지 열립니다. 권한이 커질수록 대표성, 절차, 회계, 이해충돌과 책임에 관한 안전장치는 더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조례안은 중요한 기준을 구청장과 각 동의 운영 세칙에 넘기고 문제가 생기면 시행 후 보완하겠다는 구조입니다. 상임위원회에서 집행부는 여러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일단 운영해 보고 보완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주민의 대표성, 예산 지출, 법인 설립, 개인정보와 근로관계는 사고가 난 뒤 고치면 되는 영역이 아닙니다. 저는 주민자치회를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특정 집단이 아닌 주민 전체의 자치로 제대로 출발시키기 위해 이 조례안에 반대합니다. 세칙을 보겠습니다. 제4조는 구청장이 각 동에 주민자치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부칙 제3조는 단계별 확대가 가능하다고 하면서 대상 지역, 시기, 추진 절차를 전부 구청장이 정하도록 했습니다. 비용추계는 2027년 4개 동만을 기준으로 2억 2,216만 원을 제시했지만 2028년 이후 비용은 공란입니다. 그중 자산·물품취득비가 3,200만 원, 운영비가 1억 9,000만 원입니다. 4개 동을 먼저 운영하겠다 하면 조례의 시범 범위와 기간, 평가항목, 의회 보고, 확대 요건을 명확히 넣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안은 집행부가 4개 동의 결과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지, 언제 몇 개 동으로 확대할지, 확대에 얼마나 재정이 들어갈지 의회가 알 수 없습니다. 부칙에 2027년 4개 동을 1년간 시범 운영하고 대표성·참여율·회계 투명성·사업 성과에 대한 외부 평가와 의회 보고 후 확대한다는 조건을 두어야 합니다. 확대는 단순한 내부결재가 아니라 조례 개정 또는 최소한 의회 동의를 거치도록 해야 합니다. 제6조는 위원을 15명 이상 50명 이하로 두고 정확한 정수는 각 주민자치회 운영 세칙으로 정합니다. 제8조는 공개추첨 위원을 60% 이상으로 하면서 추천위원 40% 이하는 학교·기관·단체와 동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주민공동조직의 추천을 받아 위원선정위원회가 선정하도록 합니다. 문제는 청년, 직장인, 자영업자, 장애인, 돌봄 당사자 등 다양한 계층 참여가 노력하여야 한다는 선언에, 노력하여야 한다 선언에 그친다는 점입니다. 상임위에서 집행부도 기존 자생 단체 중심 구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를 인정했지만 제시한 대책은 적극 홍보뿐이었습니다. 이미 다른 지역에서 홍보만으로 대표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는데 같은 처방을 되풀이하는 것은 대안이 아닙니다. 더구나 추천위원을 심사할 위원선정위원회를 주민자치회에 둘 수 있도록 하고 최초 구성 때에는 구청장이 세부 사항을 정합니다. 누가 누구를 추천하고 심사하는지 독립성과 제척·회피 규정이 없습니다. 주민대표를 정하는 핵심 절차를 운영 세칙과 최초의 구청장 결정에 맡겨서는 공정성 시비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동별 인구 구성을 반영한 연령·성별·생활권별 참여목표를 두고 추천위원도 원칙적으로 공개추첨하도록 해야 합니다. 위원선정위원회는 외부위원 과반, 이해관계자 제척·회피, 회의록 공개를 조례에 명시해야 합니다. 정확한 위원 정수도 인구 규모에 따라 기준을 조례 또는 별표로 정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제7조는 주민뿐 아니라 해당 동 사업장 종사자와 학교·기관·단체 임직원도 위원과 주민총회 참여자가 될 수 있게 합니다. 참여 폭을 넓히려는 취지는 이해합니다. 그러나 거주·근무·활동의 최소 기간이 없습니다. 상임위 질의에서도, 질의에서 집행부도 이와 관련한 별도 기준이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문언대로라면 총회 직전에 근무를 시작한 사람도 참여할 수 있고, 거주지·직장·단체가 서로 다른 동에 있으면 여러 동 총회에 참여할 여지도 있습니다. 제8조 제9항은 같은 세대이거나 민법상 가족관계인 사람에게 한 사람만 위원 자격을 줍니다. 가족이라고 의견이 같다는 전제는 타당하지 않고, 가족관계 확인을 위해 어떤 서류를 어떤 법적 근거로 수집·보관·폐기할지도 분명하지 않습니다. 상임위에서도 이 확인 서류에 관해 명확한 답변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비거주자의 경우 최소 6개월 이상 재직·활동 요건을 두고 주민총회 투표자 명부와 동별 중복투표 방지 기준을 마련해야 합니다. 가족 단위 일률 제한을은 삭제하거나 동일 세대의 이해충돌 우려가 있는 직책에 한정하거나, 필요한 개인정보의 항목, 이용 목적, 보유기간을 조례에 명시해야 합니다. 제8조 제3항은 위촉 뒤 6개월 안에 4시간 교육을 받도록 합니다. 위원은 위촉 즉시 예산과 자치 계획을 의결할 수 있는데 교육을 이수하지 않으면 제12조에 따라 해촉될 수 있습니다. 교육을 받기 전 행사한 의결권과 그 의결의 효력을 어떻게 처리할지 조례에는 답이 없습니다. 제9조는 2년 임기에 두 차례 연임, 즉 최대 6년을 허용하면서도 6개월만 쉬면 임기가 새로 시작된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형식상 연임 제한을 두고 실질적으로는 장기 고착을 허용하는 구조입니다. 최소 4시간의 기본교육은 위촉 전에 이수하게 하고, 위촉 후에는 회계·이해충돌·개인정보·숙의절차에 관한 심화교육을 의무화해야 합니다. 위원회의 통산 임기 상한을 정하거나 충분한 휴지기간을 두고 신규 참여자에게 일정 비율을 배정해야 합니다. 제18조에 따르면 주민총회는 자치계획안, 주민참여예산 편성안, 연계 법인 설립 추진 등 중요한 사항을 참석 주민 과반수로 결정합니다. 그러나 최소 참석인원도 해당 동 인구 대비 참여율도 없습니다. 인구 2만 명인 동에서 30명이 참석해 16명이 찬성해도 동 전체의 공론으로 취급될 수 있습니다. 총회 사전투표는 허용하면서 선거인명부, 본인확인, 1인 1표, 비밀투표, 개표 참관, 결과 이의신청 기준이 없습니다. 상임위에서 이 점을 물었지만 집행부는 공개와 홍보를 언급한 뒤 추후 보완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습니다. 공개는 투표의 공정성을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또 제20조는 주민총회가 결정한 자치계획안을 구청장에게 제출한 뒤 주민자치회가 구청장의 검토결과를 참고하여 다시 확정·의결하도록 합니다. 총회 결정과 최종계획이 달라질 경우 어느 범위까지 바꿀 수 있는지, 주민에게 다시 확인받아야 하는지 규정이 없습니다. 예산과 법인 설립 같은 중요한 안건은 최소 참여 인원 또는 인구 대비 참여율과 가중된 의결정족수를 두어야 합니다. 사전투표의 본인확인·중복 방지·비밀성·개표·이의절차를 조례에 직접 규정하고 총회 결정의 중대한 변경은 주민총회 재의결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안건도 주민자치회가 승인한 것만 상정하지 말고, 일정 수 주민의 직접발안 절차를 열어두어야 합니다. 상임위에서 집행부는 간사를 공개모집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정기적으로 근무하게 하며, 주민자치회장의 지휘를 받고, 월 약 150만 원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를 인건비가 아닌 자원봉사 실비 성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지휘·감독을 받는지,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지 등 실질로 근로자의 성격을 판단하게 됩니다. 근로자로 인정될 경우 최저임금, 근로 계약, 사회보험, 퇴직급여, 산업재해와 사용자 책임 문제가 뒤따를 수 있습니다. 이를 운영 세칙에 넘긴 채 출범시키면 분쟁과 추가 재정 부담을 주민자치회와 중구가 함께 떠안을 수 있습니다. 간사의 법적 지위, 사용자, 근무시간, 보수의 성격, 4대 보험과 퇴직급여, 채용과 해고 절차를 사전에 법률 검토하여 조례 또는 시행규칙에 명확히 해야 합니다. 상근 업무가 필요하다면 실비로 포장하지 말고 정당한 근로계약과 총비용을 비용추계에 반영해야 합니다. 제21조 제2항은 주민자치회가 주민참여예산기구,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도시재생 주민협의체 등을 대체하거나 연계하도록 노력하게 합니다. 각 기구는 설치 근거, 구성, 전문성과 보호해야 할 정보가 서로 다릅니다. 주민자치회가 무엇을 어떤 절차로 대체하는지 정하지 않는다면 기능 중복이나 법정 기구의 독립성 훼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제22조 제2항은 통합돌봄, 자살 예방, 고독사 방지 활동까지 열어두고 있습니다. 집행부도 상임위에서 개인정보 제공 자체가 어렵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렇다면 주민자치회의 역할은 위기가구 발굴과 공공기관 연계로 한정하고, 건강·복지 관련 민감정보에는 접근하지 못하도록 경계를 그어야 합니다. 제23조는 일부 조문에 따른 정보가 공개되지 않을 때 구청장이 요청할 수 있다고 할 뿐 정기회의 자료, 예산서, 지출 내역, 계약 상대방, 수당, 이해충돌 신고 등을 상시 공개하도록 하지 않습니다. 제24조의 감독도 구청장이 보고나 검사를 할 수 있다는 임의규정입니다. 기존 법정·참여 기구를 대체하려면 해당 근거법령 검토와 당사자 의견수렴을 의무화해야 합니다. 주민자치회의 생명보호 역할은 발굴·신고·연계로 한정하고 개인정보 접근 금지를 명시해야 합니다. 회의록, 예산·결산, 계약·보조금·수당, 감사와 시정결과를 정해진 기한 내에 상시 공개하도록 의무화해야 합니다. 제26조는 위원 모집, 행사, 주민총회 투표 참여 독려를 위해 홍보물품과 기념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합니다. 하지만 1인당 금액, 품목, 횟수, 대상, 제공 시기, 기록·공개 기준이 없습니다. 주민총회 안건의 찬반과 결부되거나 특정 단체 동원수단으로 오해받을 가능성을 차단해야 합니다. 소액의 보편적 홍보물품으로 범위를 제한하고 안건 찬반과 무관하게 동일하게 제공하며 1인당 한도·연간 횟수·수령대장·지출공개 기준을 조례나 별표에 명시해야 합니다. 제27조는 주민자치회가 비영리법인이나 협동조합을 설립해 대규모 시설, 사무위탁, 수익사업, 상시근로자 고용까지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주민자치회가 법인 이사나 운영위원을 추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출자재원의 출처, 손실과 채무의 책임, 주민자치회 임원의 유급 임직원 겸직, 친족과 이해관계자 거래, 수의계약 제한, 외부감사, 경영공시, 해산 시 책임에 관한 안전장치는 없습니다. 상임위에서 집행부가 제시한 통제수단은 법인의 운영현황을 주민총회에 정기적으로 보고한다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러나 보고는 승인도 아니고 감사도 아닙니다. 주민자치회 핵심 인사가 법인 임원과 수익사업을 함께 장악하면 공적 주민조직이 사실상 사유화될 위험이 있습니다. 이 조항을 삭제하여 별도 조례로 충분히 검토하거나, 최소한 주민총회 특별정족수, 구청장 승인, 의회 사전 보고, 출자·채무 제한, 임원 겸직금지, 이해충돌·특수관계인 거래 제한, 외부 회계감사와 경영공시, 위탁 선정의 공개경쟁을 명문화해야 합니다. 제30조는 민주적 의사결정 공개, 갈등조정, 이해충돌 방지, 위원 선정, 간사와 사무국, 주민총회, 계약·회계, 연계 법인과 자산관리까지 운영 세칙에 포함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모든 주민자치회의 공정성과 예산 책임을 좌우하는 핵심사항인데 선택사항입니다. 동마다 세칙이 달라지면 어떤 동에서는 이해충돌 규정이 있고 다른 동에서는 없는 결과도 가능하게 됩니다. “포함할 수 있다”를 “포함하여야 한다”로 고치고 구가 공통 최소기준을 마련해야 합니다. 특히 선정·투표·회계·계약·정보공개·이해충돌·감사·연계법인 사항은 운영세칙이 아니라 조례에 직접 규정해야 합니다. 또한 시행 3년 후 대표성, 재정, 주민참여 성과를 평가해 조례의 존치와 개선을 재검토하는 조항을 두어야 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반대냐 찬성이냐가 아니라 제대로 된 출발입니다. 동료의원 여러분! 이 조례안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을 주민자치 자체에 대한 반대로 몰아가서는 안 될 것입니다. 주민에게 권한을 드리려면 그 권한이 소수에게 독점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주민의 이름으로 쓰는 예산은 더욱 투명해야 하며, 잘못된 결정에는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주민자치회를 반대하는 태도가 아니라 주민자치를 지키는 태도입니다. 상임위에서 집행부는 중구가 아직 시범운영조차 하지 못했으니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더더욱 다른 지역의 시범운영에서 드러난 대표성 부족, 낮은 총회 참여, 생활 민원성 사업 편중, 장기 고착과, 회계책임 문제를 조례에 반영해야 합니다. 실패가 예상되는데도 시작하는 것은 도전이 아니라 준비 부족입니다. 저는 주민자치회를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닙니다. 4개 동 한정 시범운영, 객관적 평가와 의회 보고, 대표성 확보, 공정한 선정, 주민총회 투표규칙, 간사의 근로관계 정비, 의무적 정보공개, 연계법인 통제 장치를 갖춘 뒤 시작하자는 것입니다. 이 정도의 안전장치도 없이 일단 통과시키고 나중에 고치자는 방식에 의회가 동의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본 의원은 대전광역시 중구 주민자치회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현 상태로 의결하는 데는 반대합니다. 조례안을 부결하거나 재심사하여 주민 누구나 참여하고 누구에게나 책임지는 중구형 주민자치회로 다시 설계해 주실 것을 동료 여러분께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