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의회 5분자유발언
김선우 의원 5분자유발언
존경하는 29만 서대문구민 여러분 그리고 의장님과 선배 의원 여러분, 박운기 구청장님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 여러분, 충현동·천연동·북아현동·신촌동 지역구 김선우 의원입니다. 저는 오늘 지난 8월 19일 밤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기숙사 인근에서 발생한 강제추행 사건과 관련해 서대문구의 안전 대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사건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6월 12일에도 안산 자락길에서 유사한 강제추행 사건이 발생했고 7월 21일에도 같은 차림의 남성이 인근 수풀에 숨어있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경찰은 현재 세 사건의 동일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확인된 범위에서는 피의자의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두 달간 비슷한 장소에서 유사한 사건과 신고가 반복됐다는 사실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됩니다.
한 번의 사건은 한 명의 피해자에게서 끝나지 않습니다. 해당 길을 이용하는 학생과 주민에게 나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을 남기고 매일 다니던 귀갓길과 산책로마저 피하게 만듭니다. 안전 행정이 사건 발생 이후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안산은 주민의 귀갓길이자 산책로입니다. 그 길이 범죄자의 도주로가 되었습니다. 왜 사건이 반복된 뒤에야 길이 밝아지고, 출입이 통제되고, 순찰이 강화됩니까?
특히 이번 사건은 대학 기숙사와 안산 등산로, 주거 지역이 맞닿는 무악학사 인근에서 일어났습니다. 대학 안과 밖, 학교 시설과 공공 공간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곳일수록 안전 관리의 공백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기관마다 책임소재만 따지면 주민과 학생의 안전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게 됩니다.
주민에게 일상을 줄이고 스스로 위험을 피하라 요구할 게 아니라 위험한 환경 자체를 바꾸는 것이 행정의 역할입니다. 수사와 검거는 경찰의 영역입니다. 그러나 범죄에 취약한 환경을 개선하고 주민의 안전한 귀가를 지원하는 것은 서대문이 해야 할 일입니다.
집행부에 다음을 요구합니다. 첫째, 안산 자락길과 연세대학교 경계부 기숙사 주변, 신촌 대학가와 인접 주거 지역에 대한 수시 안전 점검을 실시해 주십시오. CCTV 사각지대와 보안등 조도, 비상벨, 수풀과 시설물, 출입 취약 지점을 실제 야간 보행자의 시선에서 점검하고 필요한 곳에는 방범 CCTV와 조명 시설을 신속히 보강해야 합니다.
CCTV는 그 수가 아니라 위치가 문제입니다. 주민이 위험을 느끼는 바로 그 장소를 비추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일회성 점검에 그치지 않고 새롭게 발생하는 사각지대를 지속적으로 관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서대문구와 서대문경찰서, 연세대학교를 비롯한 관내 대학이 참여하는 상시적인 대학가 안전 협력 체계를 구축해 주십시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기관별로 대응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위험 정보를 공유하고 취약지역을 함께 점검하며 학생과 주민에게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대학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담당 기관이 달라진다는 이유로 안전 관리까지 단절되어서는 안 됩니다. 셋째,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대문구 전반의 여성 안전 취약지역을 다시 점검해 주십시오. 늦은 시간 이용이 많은 골목길과 공원, 산책로부터 살펴야 합니다.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에서 주거지역으로 이어지는 귀갓길까지 실제 이용자의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 사건이 난 곳만 손 보지 말고 비슷한 위험이 있는 곳을 먼저 찾아 고쳐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피해자가 원할 경우 심리 상담과 의료, 법률 서비스 등 필요한 지원 기관으로 신속하게 연계될 수 있도록 기존 피해자 지원 체계도 다시 한번 점검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대문은 여러 대학과 산책로, 주거 지역이 맞닿아 있는 도시입니다. 행정의 경계와 대학의 경계가 시민 안전의 사각지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더 조심해야 안전한 도시가 아니라 조심하지 않아도 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은 공공의 책임입니다.
이번 사건을 하나의 범죄 사건으로 남기지 말고 서대문의 안전망을 다시 점검하고 더 촘촘하게 만드는 계기로 삼아주시기를 강력하게 요청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