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빈의원
의원 여러분! 모두 안녕하셨습니까? 장기동, 용산2동 지역구를 두고 있는 이영빈 의원입니다. 제가 이 자리에 선 것은 찬성토론을 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달서구에 사는 청년의 한 사람으로서 달서구의 청소년들을 대변 한번 해 보자 합니다. 찬성토론을 시작하기 전에 달서구의 한 청소년 이야기를 한번 말씀드리면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달서구에 사는 한 청소년이 생활비를 벌고자 방학기간을 이용해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마음 먹었고 그렇게 한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적지 않은 40만 원이라는 돈을 벌기 위해서 부지런히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한 달을 열심히 일해서 월급날이 되었지만 첫 월급은 40만 원이 아닌 30만 원 남짓이었습니다. 말을 꺼내기 어려웠지만 조심스럽게 사장님께 물으니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수습기간이라서 20%를 제외하는 거야.” 당연히 그런 줄 알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또 한 달을 일했습니다. 월급은 40만 원이 들어왔지만 이상하게 40만 원보다 더 받아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근무시간은 1∼2시간씩 늘고 있었고 사장님의 간곡한 부탁에 주말에도 군소리 없이 출근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40만 원은 사실 적은 돈이었을 것입니다. 그 친구는 노력과 책임감을 인정받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일하였고 다음 달에도 똑같은 40만 원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명절에도 나와서 일을 했는데 어느 때와 다를 것 없는 같은 금액이었습니다. ‘내가 최저임금보다 더 적은 돈을 받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친구는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 하는 돈을 받고 일하고 있었습니다. 3일 밤낮을 고민 끝에 사장님께 조심스럽게 다시 한 번 말을 꺼냈다고 합니다. “제가 받는 돈이 적은 것 같습니다.” 그러자 사장님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관두고 싶은가 보네. 너 말고도 일할 애들 많아.” 그리고 이의 제기를 한 아이가 불편했는지 다음 날부터 출근하지 말라는 통보를 들었습니다. 하루아침에 그 친구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잃었고 임금도 다 받지 못 했습니다. 들리는 말로는 노동청인가에 신고를 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하던데 신고를 하면 혹시나 학교에서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지, 부모님께 괜한 잔소리를 듣지는 않을지, 신고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웠습니다. 그저 그 친구가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친구들에게 “야! 그 가게 사장님 정말 나쁘더라. 거기에서 알바하지마.”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다였습니다. 사실 그 아르바이트가 처음부터 무엇인가 잘못되었음을 어른이 되고 나서야 깨달았다고 합니다. 근로계약서를 써야 하는 것도, 최저임금이 어떻게 되는 줄도 몰랐다고 합니다. 오히려 청소년이니까 더 부족한 취급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말에 수긍해 버렸습니다. 그 청소년은 다름 아닌 18살의 이영빈입니다. 그 당시 저는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 했습니다. 아니 알 수 없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장소에서도 근로계약서를 써야 한다. 밤늦게 일하면 수당을 받는다. 아주 이런 기본적인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서도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가르쳐 주는 사람이 그 누구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2004년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다소 다르기는 합니다. 청소년들도 지금은 최저임금이 얼마인지 정도는 어렴풋이 알고 있으며, 아르바이트 앱을 통해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과 같이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소년들의 특성입니다. 정부출연기관 연구기관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발간한 2019년 한국아동청소년 인권실태 자료에 따르면 가정형편이 좋은 청소년 그리고 부모가 계신 가정의 청소년, 일반계 고가 아닌 고등학교에서 다니는 학생들의 아르바이트 경험이 훨씬 높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조손가정의 경우에는 25%에 달하는 청소년들이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다고 합니다. 아르바이트 경험의 여부를 묻는 설문에는 경제적 수준이 좋은 청소년보다 경제적 수준이 좋지 못한 청소년의 아르바이트 경험은 2배가 넘었습니다. 폭언, 인격모독을 당한 경험, 성적인 피해를 당한 학생들의 경우에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청소년일수록 더욱 심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즉, 청소년 노동인권 조례는 일하는 청소년에게 힘이 되는 조례가 될 수 있는 동시에 우리 사회의 어려운 청소년들을 도울 수 있는 조례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 다시 말해 본 조례는 단순히 일하는 청소년의 노동 인권을 증진시키기 위한 조례가 아니라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실질적 힘이 될 수 있는 조례임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일하는 청소년은 사회적 약자입니다. 「헌법」[제32조5항]에는 “연소자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는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그리고 국가는 사회적 약자를 보듬고 그들의 보다 나은 삶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잘 모른다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되며 그런 청소년들을 위해서라도 본 조례는 제정되어 정치와 행정이 해야 할 일을 마땅히 해야 합니다. 2017년에도 달서구 청소년 노동인권 조례가 찬성 8명, 반대 14명으로 부결된바 있습니다. 그 당시 저는 달서구에 사는 청년 중의 한 사람으로서 그 조례가 부결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같은 의제를 두고 사람들의 생각이 정말 각양각색이구나 생각합니다. 그 자리에서도 배용식 의원님께서 반대토론을 나서주셨고 공교롭게도 오늘 이 자리에서도 배용식 의원님께서 나서주셨습니다. 그때와 지금에 대한 몇 가지 주장에 대한 반박은 굳이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정중히 여쭙고 싶습니다. 만약 의원님의 자녀가 일하다가 불합리한 일을 겪는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제가 아는 의원님의 성격이라면 바로 일터에 찾아가서 그 일터를 한번 뒤집고 오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배 의원님과 같이 자녀에게 헌신적이고 자녀의 불합리함에 불과 같이 화를 내줄 줄 아는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 청소년들이 아직도 달서구에는 많이 있습니다. 그런 청소년들은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겠습니까? 그들에게 “구청 아니고요. 노동청 가세요.”라고 답변하는 게 좋겠습니까? 아니면 “도울 수 있습니다.”라고 함께 해결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저라면 기꺼이 청소년들을 돕겠습니다. 그것이 본 조례의 제정 목적입니다. 본 조례는 정파적일 수 없습니다. 청소년 노동인권 조례는 2020년 11월 현재 광역자치 8곳, 기초자치 51곳에서 시행 중인 조례입니다. 그중에 경기도의 경우에는 당시 새누리당원이었던 권미나 의원이 주도하였고, 구미시의 경우에는 무소속 의원이 주도하였지만 새누리당원의 공동 발의에 서명하고 찬성하는 등 청소년 노동인권을 위한 노력에는 정파가 없음을 보여준 사례가 있습니다. 우리 달서구도 특정 세력의 반대 문자메시지와 같은 움직임이 없었다면 쉬이 가능했으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 계신 동료 의원님들께서 최근 불특정 다수에 의한 문자와 전화를 수도 없이 받으셨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이유로 의회에서 당파적 이익을 계산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 비통합니다. 어른들의 이데올로기적 대립 때문에 보호 받아야 할 청소년의 노동인권에 대한 본질이 흐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문자에 적힌 공통적인 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학생은 학습권이 중요하지 노동인권이 무엇이 중요하냐?” 물론 청소년의 학습권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본 조례에서는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을 수 있는 여지를 전혀 찾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제5조1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청소년이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하거나 청소년 건강, 안전 등을 해칠 우려가 있는 일을 맡겨서는 아니 된다.”는 조항이 있어 청소년 학습권에 대한 보장을 보다 명확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에 앞서 모든 청소년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분명한 것은 가정적, 환경적 요인으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으며, 그들 역시 국가와 사회가 보호해야 할 존엄한 국민입니다. 국가의 손이 미처 닿지 않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본 조례에 깊은 관심을 보여준 국민 여러분! 청소년 노동인권 조례는 18살의 이영빈과 같은 일을 겪고 있을 무수히 많은 이름 없는 청소년들을 위한 조례이며, 힘없는 기초단체에서 그나마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없을까 고민 끝에 나온 조례입니다. 본 조례에는 정파성도 색깔도 없습니다. 그저 사회적 약자를 위해 정치와 행정이 해야 할 일을 적은 조례일 뿐입니다. 존경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주민의 대표자로서 시류에 편승하지 마시고 청소년을 위한 올바른 결단을 내려주시기를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끝까지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