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의회 5분자유발언
김국기 의원 5분자유발언
영동 제1선거구 김국기 의원입니다. 오창 여중생의 안타까운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 100일이 훌쩍 넘었습니다. 남겨진 유서는 우리의 가슴을 너무 아리게 합니다.
사고 이후 뭐가 달라졌습니까? 경찰과 지자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충북도의 공동대응 매뉴얼, 자치경찰위원회의 재발방지책 아직 감감무소식입니다.
교육청은 어떻습니까? 오늘 저는 충북교육청의 미온적인 대처에 대해 한마디 하고자 합니다. 제 눈엔 학교와 충북교육청은 그동안 방관자였습니다.
지난 3월 Wee클래스 상담사가 사안을 인지했지만 사고 발생 5월까지 2개월여간 학교는 알지 못했다고 합니다. 경찰의 비밀유지 요청 때문이랍니다. 보고를 안 해 충북교육청도 끝까지 몰랐다고 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보고 체계가 정상적인 건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학교와 충북교육청이 법적 책임에서 비켜서 직무를 방기했다고 봅니다. 적극적으로 개입해 피해자 보호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신고·구제 의무를 저버리고 뒷짐 진 채 나 몰라라 방치했습니다. 안이한 대응이 결국 비극을 불렀습니다. 이런 무책임한 학교와 교육청을 믿고 어떻게 아이들을 맡길 수 있겠습니까?
위기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청을 통지 기관으로 명시한 법 개정이 시급해 보입니다. 충북교육청도 동참한다고 하니 지켜보겠습니다. 교육감은 사고 발생 9일 후 교원 단체 등에 등 떠밀려 때늦은 유감 표명을 했습니다.
사회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시스템은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럼 작동하지 않은 건 누구 책임입니까?
검찰과 경찰, 교육 당국이 공유하고 협조했다면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검·경이 교육청과 공유와 협조를 안 했다고 읽히는 대목입니다. 공유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까요?
어른들과 사회적 책임이 크다고도 했습니다. 충북교육의 수장인 교육감으로서 책임은 없는지 묻고 싶습니다. 유체이탈 화법에 남 탓하기, 유감입니다.
보름 만에 충북교육청은 대책을 내놨습니다. 원스톱 연계·협력 시스템 구축, 협의체 구성, 자살 예방 교육, 위기 학생 상담, 전문기관 연계, 치료비 지원 등이 골자입니다. “그 나물에 그 밥” 새로울 게 없습니다.
제가 지난 1월 발의한 ‘가정 내 학생 학대 예방 조례’와도 맥을 같이합니다. 시스템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작동하지도 않는 그 시스템을 손본 꼴입니다. “학생 성범죄 피해-교육청 역할 부재”라는 본질에서 벗어나 정신건강과 자살 예방에 초점을 맞추다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습니다.
충북교육청의 자랑인 마음건강증진센터와 Wee클래스, Wee센터도 정작 위기 상황에선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교육청은 아이들이 경찰 조사과정에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연계됐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습니다. 남 얘기하듯 합니다.
말뿐인 대책이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사고 이후 충북교육청은 책임 회피에 급급했습니다. 교육위원회 현황 브리핑에서도 핑계와 변명 일색이었습니다. “보안 요구를 받았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었다”, “내용을 전혀 알 수 없었다”, “인지 불가했다”, “보고·상담 등 연계된 사항이 없었다” 한마디로 “우린 몰랐다”입니다.
잘못을 인정하려 들지 않습니다. 몰랐다는 것도 문제지만 모르는 게 그렇게 떳떳한 일인지 몰랐습니다. 저는 교육청의 이런 태도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책임은 고사하고 솔직한 사과와 반성조차 없습니다. 비겁하고 부끄러운 어른들입니다. 코미디 같은 일도 있었습니다.
충북교육청 민간위원인 변호사가 가해자인 계부의 변호를 맡았다고 합니다. 계부는 영장이 두 차례나 기각됐습니다. 이로 인해 가해자·피해자 분리가 늦어지고 여중생들은 비참한 선택을 했습니다.
계부는 현재 모든 성범죄를 부인하고 있다고 합니다. 법적인 문제를 떠나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어처구니가 없을 뿐입니다. 여중생이 다녔던 학교의 교장은 이번 교육청 인사에 문책성 인사를 당했다며 소송을 하겠다고 합니다.
꼬리 자르기를 하려다 속내를 들킨 교육청도 딱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충북교육의 민낯입니다. 교육 당국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는 건 아닙니다.
이번 사건을 두고 많은 이들이 ‘사회적 타살’이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사회구성원인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그래도 한번 물어봐야겠습니다. 과연 법과 시스템만의 문제입니까? 채 피워보지도 못한 꽃들이 서럽게 떨어질 동안 학교와 충북교육청은 도대체 뭘 했습니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