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의회 5분자유발언
김종례 의원 5분자유발언
존경하는 의장,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30만 용산 구민 여러분! 민주당 소속 김종례 의원입니다.
먼저 용산참사로 유명을 달리하신 여섯 분의 영령 앞에 머리 숙여 애도를 표합니다. 지금부터 3년 전 본의원은 이 의사당에서 오른손을 들고 주민의 대표로서 양심에 따라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과 주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의원이 되겠다고 선서를 했던 때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제 임기가 1년 정도 남았습니다.
주민의 대변자요, 행정의 감시자로 책무를 다하지 못한 지난 3년을 되돌아보면서 솔직히 참회하고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본의원은 용산참사가 일어났던 다음 날 항의농성 중이던 철거민 차량에 "애물단지 구의회 해체하라"고 붙여져 있던 플래카드를 보고 용산구의회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 심한 자괴감에 몸서리를 쳐야 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모진 목숨 죽지 않고 살아보겠다고 망루에 올랐던 것이 그렇게도 용서받지 못할 큰 죄라고 불에 타서 싸늘한 주검이 되어버린 이런 지경에 이르기까지 우리 구의회가 한 일은 정녕 무엇인가?
철거민들의 피를 토하는 간절한 외침에 귀 한 번 기울여본 적이 있었는가? 분쟁조정권을 쥐고 있는 용산 구청에 조정 한번 시도해 보라고 권유 한번 해봤는가? 신문 방송에 연일 대서특필되고 전 세계가 다 알고 있는 용산참사가 발생한지 한 달이 다 되도록 우리 용산구의회 의원들은 진상조사특위 구성은커녕 유족들의 위로나 조문조차 하지 않고 있으면서 구민의 대변자로서 의원의 책무를 다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지 스스로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국의 경향각지에서 분향소를 찾아와 부디 저 세상에서는 제발 철거민으로 살지 마시라고 명복을 빌고 돌아서는 조문객들에게 따뜻한 차 한잔 대접해 드리지 못하는 용산의 인심은 과연 인정이나 남아있는 동네인지 가슴을 쥐어뜯는 심정으로 묻고 싶습니다. 이촌동 일대의 통합개발에서부터 한남뉴타운 개발에 이르기까지 용산 전체가 그야말로 지뢰밭이고 화약고인데 용산구의회는 주민들을 위해서 과연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있는가? 우리 용산구의회는 지금 어디쯤 가고 있는가?
책임과 원인 규명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용산 땅에서 다시는 이분과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되지 않겠습니까? 존경하는 의장, 동료의원 여러분! 오늘은 우리에게 남아있는 인생의 첫 날입니다.
그리고 역사는 반복되는 것입니다. 훗날 이 자리에 와서 앉아있을 후배의원들에게 존경은 아니더라도 더 이상 손가락질은 받지 않도록 합시다. 다시 한번 가신 님들의 명복을 간절히 빕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