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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특별자치도의회 구정질문

이병학 의원 구정질문

200회 제3본회의2003-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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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200만 도민 여러분 그리고 전북 발전을 위해 노력하시는 관계공무원과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저는 오늘 참담하고 비참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7월 14일 위도 핵폐기장 유치 신청 후 부안군민은 모든 생업을 포기한 채 아스팔트를 녹일 것 같던 뜨거웠던 여름에도, 태풍 매미가 한반도를 강타할 때도, 칼바람이 살갗을 에이는 추위와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5개월째 여전히 거리를 헤매고 있습니다.

지난 5개월 동안 부안군민이 주장한 것은 "우리 아이들에게 인간과 함께 할 수 없는 핵폐기장을 물려줄 수 없다"는, "우리의 미래를 우리 손으로 결정하게 해 달라"는 국민기본권에 해당하는 소박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강현욱 도지사는 부안군민의 처절한 외침에 답하기는커녕 무자비한 공권력과 일방 행정을 앞세워 주민들의 의견을 묵살했습니다. 이처럼 강현욱 도지사가 부안을 외면하고 있는 동안 부안은 경찰에 의해 점령당한 계엄 치하와 같고, 아직도 철수 병력 외에도 6천여 전투경찰이 좁은 부안읍을 가득 메우고 있으며,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 진압에 의해 머리가 깨지고, 코뼈가 부러지고, 팔다리가 부러진 중상자가 무려 350여명이 넘었고 선량한 군민에서 하루아침에 폭도로 매도당한 구속자가 31명, 불구속자가 64명, 즉결심판 76명 등 사법 처리된 주민이 171명이며, 아직도 7명이 다섯 달째 집에 들어가지 못한 채 수배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부안군민의 생활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에 처해 있습니다. 핵폐기장 투쟁으로 잘 돌보지 못한 농작물은 냉해 피해까지 겹쳐 엉망이 되었습니다. 폭력만 부각시키는 언론과 부안이 무법천지라는 관료들의 사실 왜곡이 외부로 전달되면서 곰소, 격포의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핵폐기장 투쟁에 나선 부모님 걱정에 마음 편히 공부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 부안의 상황이, 부안의 진실이 점점 외부로 알려지고 있으며, 부안군민이 백번 양보해 받아들인 주민투표를 노무현정권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정부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전국의 시민사회단체가 부안투쟁을 지지하고 있으며, 잘못 결정되고 졸속으로 강행된 국책사업을 바로잡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대한변호사협회가 부안 사태의 진상을 조사하고 있으며, 민주당과 한나라당, 열린우리당까지 부안의 상황에 깜짝 놀라면서 연내 주민투표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한 해결 방안이라고들 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국의 민주인사와 지도자들이 부안투쟁의 정당함을 이야기하고 무자비한 경찰폭력의 중단과, 주민 대다수가 반대하고 비민주적으로 결정된 핵폐기장의 백지화와, 국가에너지 정책의 전환이라는 큰 틀에서 책임있는 단체라면 누구나 부안의 상황에 우려를 표했으며 평화적이고 합리적인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도정을 책임지고 있는 민선 지사는 지난 5개월 동안 어디에 있었습니까?

부안주민이 경찰의 곤봉에 무차별 가격당하고 방패에 찍혀 피 흘리고 있을 때 강현욱 지사는 무엇을 했습니까? 평화로운 일상이 깡그리 짓밟히고 촛불을 들고 거리를 떠돌고 있을 때 부안의 진실을 알아 달라는 부안 군민의 처절한 외침을 정말 듣지 못했단 말입니까? 강현욱 지사는 자신의 행정 소신과 정치적 이해관계만을 앞세워 모른 척 했습니다.

주민의 의사를 존중하고 반영해야 할 민선자치시대의 지사로서 최소한의 듣는 시늉도 하지 않았습니다. 부안군민의 아픔도 외면하였습니다. 지난 7월 10일 군산시장의 핵폐기장 유치포기 선언이 있던 그날밤, 고법유치 설명회 차 서울에 있던 지사는 급히 내려와 김제에서 김종규 등을 만나 무슨 감언이설이 있었기에 유치반대를 표명한 부안군수가 의회에서 부결되기 2시간 전에 유치 신청을 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하였습니다.

그 진실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그런 후 그 떳떳한 국책사업을 신청한 부안군수는 바로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영웅 행세를 하였고, 일요일인 7월 13일은 전북대를 방문하여 그 자리에서 두재균 총장과 전북대 부안분교 유치라는 유치한 촌극을 벌입니다. 며칠 전 전북대 총학생회장이 부안 촛불 집회에 와서 무릎꿇고 총장과 일부 몰지각한 교수를 대신하여 사죄하는 걸 보았습니다.

핵폐기장 유치 과정이 지역사회를 갈등과 분열로 그리고 심각한 사회문제로 몰아간다는 것은 우리뿐만이 아니라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강현욱 도지사는 고창이 4개 후보지로 지정된 이후 핵폐기장을 유치하기 위해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일방 행정을 펴왔습니다. 주민이 반대하면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방폐장유치지원단까지 만들었습니다.

단 한번의 공청회나 토론회도 없이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과 졸속 해외시찰의 경험을 가지고 안전성을 운운하며 핵폐기장 유치 선언을 하는 것은 주민의 의견을 무시하는 일방 행정일 뿐입니다. 부안 핵폐기장이 김종규 군수와 강현욱 지사의 합작품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도발전협의회 정영복과 부안군수 뒤에 숨어 조종만 하던 강현욱 지사께서는 지난 11월 28일 기자회견을 자처해서 "전북도 차원에서는 원전센터 유치 신청권이나 협상권이 없다 하더라도 부안 문제가 결국 도의 문제이기 때문에 가교 역할 등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강현욱 지사께 묻겠습니다. 강 도지사는 현재 부안 상황을 중재하고 가교역할을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지난 다섯 달 동안 부안군민의 인권과 자존심이 짓밟히고 생존권이 위협받는 처절한 상황을 단지 '주민이 선택할 문제'라는 주장을 앞세워 철저하게 모른 척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중재를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싸움을 걸고 실컷 두드려 팬 사람이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은 채 화해를 하자는 것과 다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강현욱 도지사가 부안문제의 중재자로 나서겠다니 적반하장도 유분수요, 민선자치시대 전라북도 도지사의 행보치고는 참으로 후안무치하고 무책임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행보에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고 잘못된 판단과 일방 행정을 사죄하지 않고 중재 운운하는 것은 정치적인 제스처일 뿐입니다.

정부가 부안사태를 평화적이고 합리적인 절차를 거쳐 핵폐기장 백지화로 가닥을 잡고 있자 이제라도 부안사태를 몰고 온 책임을 줄이고 면죄부를 얻겠다는 노회한 정치술수라고 생각하는데 강현욱 지사의 진심은 무엇입니까? 본 위원은 강현욱 지사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이 문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봅니다. 부안사태의 원인을 제공했던 강현욱 지사가 조금이나마 책임을 통감하고 이제라도 도지사의 역할을 하려면 통렬한 자기반성과 부안군민들에 대한 사죄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그럴 용의는 없으신지 말씀해 주십시오.

강현욱 지사는 부안군민을 희생양으로 삼아 핵폐기장을 유치하는 대가로 정부와 정치적인 거래를 시도하면서 1차 67개 사업 3조6천억원과, 2차로 45개 사업을 추가로 요구했습니다. 그것은 두 가지 의도에서 진행되었다고 봅니다. 하나는 전북도가 제시한 112개 요구사업이 수 조원에 달하는 사업비로 핵폐기장이 들어서면 엄청난 지역발전과 부가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알리는 선전 효과와, 하나는 전라북도의 안에 불과한 요구사업을 마치 확정된 것처럼 발표하여 핵폐기장 부안 유치를 기정사실화 하려는 의도가 숨겨진 것입니다.

그러나 요구사업 대부분은 정부정책의 반영률이 높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낮은 사업일뿐 아니라 방폐장 유치조건부 요구사업이기 때문에 다 들어준다면 정부 스스로 방사능폐기물처리장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 실현성이 적다고 생각하는데 지사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이번에 심의할 2차 정리추경에 부안 치매요양병원 신축과 관련하여 3억2천만원의 보조금을 계상해 놓았습니다. 치매요양병원과 관련하여 도에서는 일체의 도비를 보조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어느 시·군도 보조하지 않았고, 그래서 고창군은 군비부담의 어려움 때문에 정리추경에 사업비를 반납한 상태이며, 또한 금년 12월말 결정될 바다목장유치사업의 경우 도와 시·군의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2002년 사업계획에 군산 고군산군도와 부안 칠산어장을 바다목장 후보지로 선정해놓고 있음에도 부안에 바다목장을 하겠다는 신청서를 제출해서 군산이 정치적인 외압을 하지 말라고 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 부안군에서 핵폐기장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부안군청 공무원을 남원 만인의총관리사업소로 파견 전출시켰습니다. 이런 부당한 인사에 대하여 명분도 없는 파견인사를 요청한 부안군수에 맞장구를 치는 것은 어른스럽지 못한 가벼운 행동이라고 지적합니다. 아직도 전북도로 파견명령으로 대기 중인 공무원이 있는 걸로 아는데 이런 부당한 인사요구가 있을 때마다 계속 받아들일 것인지 모두 답변바랍니다.

이처럼 도의 역할이 지자체를 지원하거나 지자체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정책을 협의 조율하기는커녕 핵폐기장 유치와 관련하여 오히려 지자체간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강현욱 지사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강현욱 지사는 핵폐기장이 들어오지 않으면 지역발전이 안 될 것처럼 주장하더니 급기야 핵폐기장 유치 시점에 맞춰 RT산업을 전북 5대 발전전략으로 채택했습니다. 양성자가속기, 첨단방사선센터, 핵폐기장을 주축으로 원자력 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벤처기업 유치와 미래 대체에너지 연구기반을 구축을 하겠다는 것이 전북도의 주장입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전북지역에 들어올 핵 관련 시설들이 순수한 연구 시설이나 비발전 분야도 들어올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선진국에서 기피하고 있는 핵폐기물 변환사업이나 우라늄 농축시설 등을 유치해 일본의 로카쇼무라처럼 핵산업단지화를 지향한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본 의원은 핵산업단지가 도민의 안전과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전북의 핵산업단지화 전략이 다른 4대 전략산업의 컨셉과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생물특화산업 육성과 문화관광산업의 메카화, 영상산업 특화 육성은 모두 잘 보존된 자연환경과 청정 농도 그리고 전통문화로 대표되는 지역의 정체성과 인프라를 반영한 것으로 상호 연관과 상승효과가 있는데 엉뚱하게도 방사선 이용 산업이 들어감으로써 다른 전략산업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도에서 작성한 전략계획서를 보면 RT산업 클러스트 구축이라는 것이 모래 위에 세운 성에 불과합니다. 양성자가속기와 첨단방사선연구센터, 핵폐기장이 RT밸리를 구성한다고 하는데 내세우는 사업계획이 실체도 없고 구체적인 마스터플랜도 없는 종이 쪽지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전라북도는 수 조원의 경제적 부가가치와 몇 만명 일자리 창출 운운하며 주민을 현혹하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강현욱 지사의 생각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도가 제시한 RT산업이라는 것이 구체적인 운영계획도 없이 구호만 앞세우고 핵폐기장을 유치하기 위한 명분으로만 활용하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렸듯이 도가 제시한 RT산업은 핵폐기장이 들어선다는 것을 전제로 수립되어 있는데 현재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핵폐기장이 백지화되는 쪽으로 국민적 공감대나 여론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만약 핵폐기장이 백지화된다면 RT산업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지방분권시대에 지역의 정체성과 인프라에 맞는 지방특화산업 육성의 실패에 대한 책임과 시간적, 금전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강현욱 지사의 소신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이처럼 RT산업이 지역 차원의 논의과정과 의견수렴 절차 없이 밀어붙이기로 진행하다보니 구체적인 계획 수립은커녕 실현 불가능하다는 의식이 팽배해져 있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공무원들이 복지부동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것은 실·국장단이 업무보다는 서로 외국연수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핵폐기장 유치 하나로 총체적인 행정의 난맥이 발생하였는데 이것은 도지사의 권위주의 시대의 임명직 지사의 낡은 시대인식과 21세기 발전전략의 무지에서 나온 강현욱 지사의 낡은 리더십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한 강현욱 지사의 해법은 무엇입니까? 얼마 전 부안대책위는 핵폐기장 전면 백지화라는 기존 입장에서 빠른 시일 안에 부안문제를 해결한다는 전제 아래 백배 양보하여 주민투표를 통한 부안 문제 해결을 수용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연내 주민투표 실시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대화에 찬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민투표가 실시될 경우 부안사태의 원인을 제공하고 엄청난 혼란을 초래한 김종규 군수와 강현욱 지사에 대한 재신임 투표나 다름없다고 보는데, 주민투표 결과 핵폐기장이 백지화될 경우 강현욱 지사께서는 책임을 통감하고 지사직에서 물러날 용의가 있으신지 답변 바랍니다. 부안 핵폐기장 반대 투쟁은 녹색민주항쟁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지역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세계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주민항쟁으로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연구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매일같이 수천명의 주민이 촛불을 들고 핵폐기장 백지화를 염원하고 있습니다. 상식적인 판단이 가능한 모든 사람들은 부안에 핵폐기장이 절대 들어올 수 없다고 말합니다.

자발성에 기초한 군민들의 투쟁 의지는 어떠한 탄압에도 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부안 출신 의원인 본인은 오히려 핵폐기장 백지화 이후가 더 걱정됩니다. 부안군민들이 치른 대가가 너무나 큽니다.

물질적 손해는 물론 정신적 상실감이 크게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제 전라북도는 핵폐기장을 강행하려는 정책을 중단하고 부안군민의 상처와 고통을 어떻게 위로하고 부안의 지속 가능한 발전 전략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잘못된 국책사업을 바로잡고 에너지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무거운 짐을 이제는 부안군민과 나누어 져야 할 때입니다.

부안의 진실, 부안의 호소에 귀기울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전북특별자치도의회 회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