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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특별자치도의회 구정질문

이병도 의원 구정질문

361회 제2본회의2019-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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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송성환 의장님과 선배·동료의원님! 송하진 지사님과 김승환 교육감님을 비롯한 관계공무원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전주시 제3선거구 문화건설안전위원회 이병도 의원입니다. ‘나 아베 노부유키는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 우리는 총과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놓았다.

조선인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 것이다.’ 태평양 전쟁에서 패한 조선의 마지막 총독 아베 노부유키가 남긴 말입니다. 이른바 아베 노부유키의 저주로 유명한 이 예언 아닌 예언은 불행하게도 21세기 한국사회에서 그대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국무총리 후보자의 망언, 임시정부 수립과 항일운동사를 부정하고자 했던 역사교과서 국정화 시도, 그리고 친일인사에 대한 공과를 함께 봐야 한다면서 공으로 과를 덮으려는 기계적 균형론 등이 그렇습니다.

일제 식민지배가 한반도 근대화를 추동했다는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창하는 그릇된 인식도 여전합니다. 상식적으로 논란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되는 사안들이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첨예한 논쟁거리로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3.1만세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거창하게 기념한다 한들 한국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아베 노부유키의 망령을 물리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또한 은폐된 식민잔재를 찾아내고 청산함으로써 망각의 탈식민에서 성찰의 탈식민으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그깟 일회성 기념행사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선배·동료의원님! 올 기해년은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입니다.

일제의 폭압적 식민통치에 맞서 이념과 계급을 뛰어넘어 대동단결의 한 뜻으로 저항했던 100년 전 3월! 상춘(상춘)의 여유는 꿈도 꾸지 못하고 제국주의 침탈에 목숨 걸고 항거해야만 했던 우리의 선조들!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풍요와 안정이 온전히 선조들의 숭고한 피땀에서 비롯된 것임을, 그래서 우리는 상상의 힘이라도 빌려서 그날의 함성을 떠올려야 하고 냉철한 이성의 힘으로 그 뜻을 되새겨야 함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일제 식민지배를 칭송하며 사리를 쫓는데 열중한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역사적 과오를 단죄하는 데에도 결코 주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늘 본 의원의 도정질문이 일상 속의 은폐된 식민잔재를 되돌아보고 전북의 자랑스러운 저항정신을 바로 세우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황군(황군)흥폐의 중임을 두 어깨에 지고 ‘저희는 나갑니다.’ 명경지수와 같은 담담한 태도로 바람 높고 파도 거친 3천 5백 해리의 대양을 건너 한 번 가고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아아 우리 해군혼의 정화인 아홉 장사여!” 전북도민의 노래와 전주시민의 노래, 그리고 도내 다수의 학교 교가를 작사했던 김해강의 ‘돌아오지 않는 아홉 장사’라는 시입니다. ‘특별공격대원의 위훈을 추모하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시는 1942년 매일신보에 실린 것으로서 김해강은 시를 통해서 미군함을 향해 돌진한 자살특공대의 희생을 최대한의 수사로 칭송하고 있습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일제의 만행을 이만큼 칭송한 시도 흔치않을 것입니다. ‘대동아 건설의 거룩한 초석’이나 ‘소화의 군신’, ‘욱일승천의 깃발 아래’와 같은 입에 담기도 불쾌한 구절을 모두 읊어야만 더 와 닳을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명백한 친일행적을 두고서도 아직까지 도내 지역문단에서는 김해강을 친일문학인으로 규정하는 것은 편파적이라며 두둔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상황이 그래서 별 수 없었다며 친일의 범위를 매우 좁게 해석하려는 동정론도 힘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아베 노부유키의 망령은 다른 데 있지 않습니다.

바로 이러한 억지항변과 두둔이 아베의 망령이고 그림자입니다. 만약 그런 변명과 반론이 타당한 것이라면 목숨을 바쳐 일제에 항거했던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요? 당시 상황이 다 그래서 별 수 없었다면 순국선열들께서는 무엇 때문에 굳이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일까요?

그렇습니다. 친일인사를 위한 변명과 반론은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을 조롱거리로 만들 뿐입니다. 지금 여기의 우리들, 그리고 우리 후손들에게도 어느 정도의 반민족 행위, 불가항력적인 매국행위는 허용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과 유산을 남겨주는 반역사적인 작태에 불과합니다.

지사님께 묻겠습니다. 본 의원이 김해강의 돌아오지 않는 아홉 장사 중 일부를 읽어드렸습니다. 이 시에 대한 지사님의 개인적인 견해를 부탁드립니다.

덕진공원 초입,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자리에 김해강 시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상책은 철거하고 것이고, 중책은 단죄비를 함께 세우는 것이며, 하책은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지사님은 어떤 선택을 하는 게 맞다고 보시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실 것인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황군흥폐, 즉 일황에 충성하는 군대의 흥하고 망하고를 결정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칭송한 친일인사가 만든 노랫말을 도민의 노래, 전주시민의 노래로 부른다는 것은 그 자체로 치욕이 아닐 수 없습니다.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올해, 도민의 뜻을 모아 새로운 전북도민의 노래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에 대한 지사님의 견해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전북문학관에는 김해강이 항일시인으로 버젓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친일로 변절한 이후의 행적은 가리고 이전 김해강의 궤적만 선택적으로 제시해 놓은 것입니다. 어떻게 조치하는 게 옳다고 보시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올바른 역사인식은 누구보다도 공직자가 지녀야 할 소양입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한 고귀한 희생이 없었다면 나라도, 공직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라북도인재개발원의 그 수많은 교육프로그램 중에서 항일운동사나 친일의 이해에 대한 교육은 과거나 지금이나 매년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사이버교육이 전부입니다.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해서 연중 지속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시급하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조치계획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의원이 확인한 결과 전라북도 본청 및 사업소와 직속기관에 비치된 친일인명사전은 도청도서관, 인재개발원, 문화관광재단, 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 등 4곳이 전부입니다. 해마다 수천만 원의 예산을 편성해서 도서를 구입하면서도 정작 친일의 역사를 직시하기 위한 친일인명사전 구입 노력은 게을리했던 것입니다.

지사님! 공직자들이 친일인사를 알고 추려낼 수 있는 올바른 식견을 가지는 것은 마땅한 책무이고 친일인명사전은 이에 대한 객관적인 준거를 제시해 주는 의미 있는 자료라는 점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올해 안에 최대한 많은 부서에 친일인명사전 구입 비치가 이루어지도록 조치하실 의향이 있으신지요?

전주시 동산동(동산동)이라는 지명이 일본의 대표적인 전범기업이며 지금까지 극우인사를 후원하고 있는 미쓰비시 창업주 이와사키 야타로의 호를 따온 것이라는 점은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그간 바꿔야 한다는 논의만 있었을뿐 본격적인 개명 시도가 없었던 차에 이번에는 가시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동산동의 원래 마을이름은 편운리(편운리), 순우리말로는 쪽구름마을로 불렸습니다.

일제강제징용 배상문제가 다시 한번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바로 그 배상문제의 당사자 중 하나인 미쓰비시그룹의 창업주 호를 우리네 마을이름으로 쓰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참담한 심정입니다. 지사님! 본 의원은 쪽구름이라는 원래의 마을이름이 정겹고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유효한 명칭이 아니어서 쓸 수가 없습니다. 더 슬픈 사실은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쪽구름이라는 단어 하나가 아니라 우리의 뿌리요, 정신이라는 데에 있습니다. 지사님께 묻겠습니다.

동산동뿐만 아니라 도내 곳곳에 일본식 지명 또는 일제의 잔재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지명과 도로명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의 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전라북도가 나서서 전수조사를 하고 시·군이 개정작업에 착수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에 대한 지사님의 분명한 의지와 대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지사님, 부안군 줄포면사무소 창고에 이완용의 선정비가 보관돼 있다는 걸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본 의원도 최근 직접 가서 실물을 확인하고 왔습니다.

비문에는 관찰사 이완용과 당시 군수 유진철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 ‘휼민선정비’라는 비명이 아직도 오롯이 새겨져 있습니다. 격포 채석강을 좋아해서 놀고 마시며 돌아다니다가 물난리가 나서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제방을 쌓으라고 한 마디 했는데 이게 백성을 구휼하는 선정비로 둔갑했다고 합니다. 선정비 건립은 기해년 정월,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20년 전입니다.

갑자가 두 번이나 돌았는데도 이완용에 대한 역사적 단죄는 아직도 갈 길이 멀기만 합니다.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올해 기해년, 이제는 이 비석을 어떻게든 창고 밖으로 꺼내서 이완용의 매국친일을 직시하고 단죄하는 교육자료로 활용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사님, 본 의원이 자료요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전라북도의 입장은 이 선정비를 부안군내 공립박물관 수장고로 옮겨서 교육자료로 활용하겠다는 것입니다.

지나치게 수동적이고 피상적인 처리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일제식민지배 역사자료관 건립을 추진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완용 선정비를 비롯해서 도내에 산재해 있는 친일의 역사와 관련기록물 및 유물을 수집조사하고 동시에 자랑스러운 항일의 역사까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종합적인 역사자료관을 세우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지사님의 견해를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도내 독립유공자 후손에 대한 실태조사와 지원책 확대 그리고 친일조사 전담조직 운영에 관해 묻겠습니다. 도내 독립유공자는 총 241명, 이 중 생존애국지사는 한 분이고 나머지 240명은 유가족 후손들입니다.

그런데 이분들의 삶이 얼마나 궁핍한지 아니면 넉넉한지, 추가적인 지원과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전라북도 보훈행정이 보훈처의 현황자료를 의지하기만 할 뿐 자체적으로 실태조사를 한다든지 하는 노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사님!

효과적인 실태조사 방안을 강구해서 추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에 대한 향후계획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독립유공자에 대한 전라북도 지원을 확인해 봤습니다.

월 1만원의 호국보훈수당과 진료비, 약제비 지원이 전부였습니다. 그나마 호국보훈수당 1만원도 독립유공자 유족연금 미지급자 56명만을 대상으로 지급되다가 올해 들어서야 연금지급자도 지급대상으로 편입되었습니다. 진료비, 약제비 지원은 연간 총 1,700만원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한 분밖에 안 계시는 생존애국지사에게는 호국보훈수당 월 10만원 지급이 전부입니다. 이걸 모두 더하면 독립유공자에 대한 전라북도 지원예산은 연간 4,700만원에 불과합니다. 지사님!

친일을 하면 삼대가 잘살고 독립을 하면 삼대가 망한다고 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무관심과 냉대 때문입니다. 이제라도 독립유공자분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획기적인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지사님의 견해를 부탁드립니다.

지사님, 광주시는 전문가그룹이 참여하는 친일조사 TF를 구성해서 지역 내 친일의 흔적을 발굴하고 수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 1월에는 친일잔재 조사결과 및 활용방안 용역보고회를 개최하며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고 심지어는 학교 교과편성까지 전수조사해서 역사바로세우기 작업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용역보고서에는 광주·전남 출신의 친일인사에 대한 행적 및 잔재물과 산업시설 등 친일 잔재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조사결과가 담겨져 있습니다.

나아가서 친일 잔재물임을 알리는 단죄비 설치, 불명예스러운 역사가 담긴 현장이나 흔적을 보존해서 후대 교육자료로 활용하는 네거티브 유산으로의 활용방안, 그리고 이를 견학하며 교육적 효과를 달성하는 다크(Dark) 투어리즘 추진 등 다양한 활용방안까지 제시하고 있습니다. 지사님! 광주시 사례를 보면서 본 의원은 솔직히 부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합니다.

동학농민혁명의 본산으로서 저항문화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 전라북도가 친일조사에 소홀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전라북도에서도 전담기구 신설과 운영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본 의원이 지금까지 말씀드린 이완용의 흔적과 김해강 등 친일문학인과 지명에 남아있는 일제의 뿌리 깊은 잔재, 그리고 그밖에도 덕진공원 내 일급 매국노 박기순의 흔적이 남아있는 취향정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친일의 역사와 잔재를 찾아서 도민들께 알리고 바꿔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역시 전담기구 신설과 운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지사님의 견해를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돈 때문에 역사를 바로세우는 일에 주저해서는 안 됩니다. 의지가 부족해서 숭고한 항일운동의 역사에 소홀해서는 안 됩니다.

논란이 두려워서 친일의 어두운 장막을 들춰내는 데 주저해서도 안 됩니다. 우리가 지금 서 있고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이 땅, 우리가 지금껏 누려온 풍요로운 일상, 그리고 우리의 뿌리를 형성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민족정신 이 모두는 일제의 잔악한 탄압에 맞서 싸우신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면면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자 다른 한편으로는 역적 이완용의 짝퉁 선정비가 건립된 지 120년이 되는 2019년 올 기해년이 전북의 친일 잔재를 청산하는 원년이 되어 전북의 정신, 그리고 우리 민족의 정기를 바로세우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관심을 촉구하며 질문을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전북특별자치도의회 회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