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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특별자치도의회 5분자유발언

최진호 의원 5분자유발언

188회 제1본회의200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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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의장님과 부의장님,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저는 최근 우리 전라북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하여 생각해 볼 기회가 있어서 인터넷으로 각 지방자치단체의 고문서들을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고문서를 알기 쉽게 정리해 놓은 지자체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허탈감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저는 진정한 지방화의 첫걸음은 지방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그 지방의 주인이라는 정체성을 갖는 일로부터 시작한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그 지방의 정치·경제·사회·문화 환경 등 모든 부분이 발전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식을 갖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자기 지방의 역사와 문화적 전통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자부심을 갖는 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와 시·군에서는 자기 지방의 고문서에 대하여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고문서란 관청과 관청사이, 관청과 개인, 개인과 개인이 주고받는 문서를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문서 속에는 우리 조상들의 모든 삶의 흔적이 녹아있습니다.

심지어는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재산을 분배하는 분재기도 훌륭한 고문서입니다. 고문서는 명확한 수수관계와 목적이 명시되기 때문에 문서로써의 공신력을 갖게 되며 생생한 역사자료로써의 가치가 인정되고 있습니다. 정부의 편찬물이나 개인의 문집은 편찬의 입장과 목적, 이해관계가 얽혀 취사선택을 하기 때문에 그 신빙성이 약할 때도 있으나 고문서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생활인들의 생생한 기록이기 때문에 그 사료적 가치는 어느 것도 따를 수 없음이 사실입니다.

조선시대의 지방의 실태나 양상, 사회, 경제, 사적, 유적, 인물 등을 연구하기 위해서 읍지가 편찬되었는데 그 일차적인 자료가 고문서이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고문서 자료가 유일 자료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한번 훼손되면 영원히 사라져버리게 된다는 점입니다. 우리 조상의 생생한 삶의 자취이며, 가감이나 꾸밈없는 정직한 사료인 이런 고문서를 우리의 무지와 무관심 때문에 멸실해 버린다면 이는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도에서는 고문서가 지닌 이러한 가치를 인식하고 1990년대 초반 전북향토문화연구소를 통해서 전북의 고문서 Ⅰ, Ⅱ, Ⅲ권을 발간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 이후로는 더 이상의 작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와 인접한 전라남도와 경상도에서는 대학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어마어마한 공력을 기울여 고문서를 정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사는 알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언제까지 우리 도가 타 시·도의 행정을 뒷북만 치고 다닐지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지방화시대를 맞이하여 고문서의 중요성이나 그 가치에 대해서는 누구나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과거 우리나라 경제를 좌지우지했고 예술적 향취가 물씬 묻어있는 우리 지방 고문서는 타 지방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문서 정리가 부진한 이유는 자료들이 각 가정과 지방에 분산되어 있어서 체계적이고 구조적으로 규명하기 어려운 점에 있다고 하겠으나 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지사를 비롯한 집행부의 관심부족에 있다고 본의원은 믿고 있습니다.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E. H.

Carr는 말했습니다. 간단한 고문서 한 장에 우리 조상들의 땀과 정성이 녹아 있습니다. 그 삶의 자취는 지금도 우리에게 당시의 애환을 생생하게 얘기해 주고 있습니다.

지사께서는 우리 도의 고문서 정리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될 시점입니다. 우리 도의 고문서 작업 정리를 위해 먼저 각 지역별로 남아있는 고문서들을 조사하고 다음으로 사료로써의 가치를 파악한 뒤 일반 도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화 해야 할 것입니다. 내일이면 사라져 없어지는 귀중한 역사자료인 고문서를 하루빨리 수집하고 정리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하면서 이상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출처 전북특별자치도의회 회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