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의회 5분자유발언
조동용 의원 5분자유발언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송지용 의장님과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송하진 지사님과 김승환 교육감님 그리고 관계공무원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군산시 제3선거구 출신 조동용 의원입니다. 김승환 교육감이 처음 선거에 나섰을 당시 변화에 둔감한 교육행정의 관행을 혁신해야 한다는 지역공동체의 열망이 있었습니다. 그 열망이 있었기에 교육감께서 오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물론 크고 작은 변화를 통해 열망에 부응하는 면모를 보여주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체와 답습을 면치 못하는 한계도 보여주었습니다. 과밀학급 문제에서는 특히 심했습니다. 법과 제도의 한계 그리고 인구사회 구조의 변동이라는 요인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한계 내에서 교육감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올바른 교육철학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를 떠받치는 물적 하부조건, 즉 적정 학생수와 학생 1인당 충분한 교지면적 확보와 같은 물리적 공간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필수적인데도 가치 지향적인 사업에만 편향된 관심을 보여왔던 것입니다. 그 결과 도교육청은 주먹구구식 교육행정을 반복하면서 과밀학급 문제를 악화시켜 왔습니다. 최근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는 군산여고 학급증설은 교육청이 교육을 백년지대계가 아닌 근시안적인 일년지소계로 다루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매년 시·군별 학생수를 기초로 고교입학정원을 검토하는 교육청이 수수방관으로 일관하다가 교육부가 과밀학급 해소를 골자로 하는 교육회복 종합방안을 발표하자마자 불과 2주 만에 군산여고 학급증설을 결정하고 약 20억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한 것입니다. 만약 이 계획이 강행될 경우 복합적인 부작용이 불가피합니다. 첫째, 단편적으로 군산여고 과밀학급 문제는 해소될 수 있겠지만 학생 1인당 교지면적 감소가 불가피합니다.
창의적인 교육기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학습공간과 부대시설이 필요한데 이걸 포기하고 학급당 학생수만 줄이겠다고 하는 것은 정상적인 교육회복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둘째, 가뜩이나 정원 충족률이 낮아서 문제가 되고 있는 군산지역 상업계 고등학교의 위기를 심화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도내에는 총 다섯 곳의 상업계 고등학교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두 곳의 상업계고가 군산시에 있는 탓에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군산여고 학급을 늘리게 되면 자연스럽게 군산상업계고의 학생모집 악화를 부추길 수밖에 없습니다. 요컨대 이번 군산여고 학급증설 방침은 군산시 관내 고등학교의 현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한 것이 아니라 교육부의 계획에 화답하기 위해서 급조된 행정편의적 발상의 결과물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것입니다.
대안은 군산상고의 일반계고 전환을 포함하여 종합적인 과밀학급, 거대학교 해소계획을 수립하는 것입니다. 진학 수요가 낮아서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업계 학교의 정원충족률 미달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군산지역 관내 일반계고의 전체적인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당장 전체적인 증설계획을 철회하기가 어렵다면 내년 이후 계획된 4학급 증설계획만이라도 철회하고 관련 예산도 집행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교육감께서 밝혀주셔야 합니다.
일거양득의 대안을 외면하고 군산여고 학급증설을 강행하려고 한다면 주먹구구식 행정도 모자라서 고집불통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입니다. 한국이 청소년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는 현실을 모르는 교육 관련자는 없을 것입니다. 청소년 문제의 원인은 기성세대가 만들어낸 다양하고 총체적인 사회현상의 결과입니다.
본 의원은 청소년 문제의 원인에 거대학교와 과밀학교도 한몫하고 있음을 직시하며 학교를 더 이상 수능기계를 양산하는 공간으로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고 수차례 주장한 바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거대학교와 과밀문제는 아이들에게 공부 외에는 다른 것을 꿈꿀 수 있는 공간을 빼앗는 행위입니다. 작은 숲 놀이터에서 잠시라도 쉴 수 있는 공간, 특별한 진로를 탐색하고 훈련하는 공간, 체육시간에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빼앗는 것입니다.
숨 막히는 입시 지옥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것이 곧 혁신이고 미래교육이 지향해야 할 가치입니다. 다시 한번 변화와 혁신을 열망하는 지역교육공동체의 기대를 성찰해 주시고 이번 군산여고 학급증설 방침이 그 열망에 부응하는 것인지 전향적인 검토를 촉구하면서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