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의회 5분자유발언
오은미 의원 5분자유발언
사랑하는 전북도민 여러분! 국주영은 의장님과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김관영 도지사님과 서거석 교육감님을 비롯한 관계공무원 여러분!
진보당 소속 순창군 출신 농산업경제위원회 오은미 의원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전라도 천년사’는 2018년부터 5년간 호남권 3개 광역단체가 24억 원을 들여 1만 3559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총 34권으로 된 대형 역사서 편찬사업입니다. 당초계획은 1018년부터 2018년까지의 ‘천년사’로 사업비가 15억 원이었으나 선사시대까지 영역을 확대·변경하여 ‘오천년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마한 및 백제, 가야사 서술내용에 대해 ‘일본서기’의 지명을 사용하여 시민단체와 전북·광주·전남지역 정치권 등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많은 논란과 문제 제기에 2주간의 공람 기간을 가졌으나 요식행위라는 비판과 직접 확인한 왜곡된 역사를 이대로 출간할 수 없다는 여론이 더욱 거세지자 공람 기간을 7월 9일까지 2개월 연장한 상태입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에 편찬위원회에서도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물론 오랜 기간 출간까지 사명감을 가지고 많은 노력을 해 왔던 사실을 폄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전라도 천년사’는 개인 서적이 아니고 막대한 혈세를 들인 관찬 서적입니다. 그러기에 집필진들은 개인 자격이 아닌 전라도 전체 도민들의 이해와 공감을 대변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합니다.
책이 출간되는 순간 집필진 개인의 해석이나 입장은 부차적인 것이 되고 전라남북도·광주광역시의 공식입장이 되어 공적 권위와 신뢰성을 인정받으며 이후 전라도 역사의 기준이 되는 것은 물론 이로부터 파생되는 모든 문제는 전라남북도·광주광역시가 책임을 져야 하는 중차대한 문제인 것입니다. 특히 가야사 부문은 아직도 해결해야 할 난제가 쌓여 있고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된 것도 그리 오랜 세월이 되지 않았습니다. 봉수나 제철유적, 존재했던 정치체를 놓고도 학계의 논쟁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아직 밥이 설익었는데 학계의 다른 연구결과나 주장은 배제한 채 자신의 연구성과나 주장의 정당성을 관철하는 통로로 관찬 서적이 활용되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역사는 순수한 학문으로서의 역사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이는 역사가 과거의 단순한 사실의 기록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의 삶을 규정하고 미래의 방향까지도 제시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를 아우르는 총체적인 기반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전라도 천년사’는 전라도의 자부심이자 긍지여야 하고 전라도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내야 합니다. 특히 광개토대왕 비문 조작부터 일제강점기 조선사편수회를 통한 역사왜곡을 자행하면서 정한론의 근거로 활용하고 일제의 침략을 정당화했던 일본이 다시 군국주의 재무장을 서두르고 평화헌법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라도 천년사’가 그들의 주장에 날개를 달아주어서는 절대 안 되는 일입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야마토왜가 고대 한반도의 일부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의 주장에 정당성을 부여하거나 근거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들은 철저히 배제되어야 하고 ‘전라도 천년사’ 발간의 최후의 승자가 일본이 되는 비극은 막아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역사왜곡과 논란은 말할 것도 없이 지속적으로 토론·검증이 되어야 하지만 완성된 책으로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바로 맞춤법 오류투성이라는 것입니다. <일러두기> 6번을 보면 “각 원고는 감수위원회의 감수와 전문가의 교열·윤문, 집필자의 최종 검토를 거쳤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교정·교열자 5명과 윤문한 사람 6명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1권 <총설> 몇 장을 검토한 결과 잘못 쓴 틀린 글자, 띄어쓰기 등 200개가 넘게 오류가 발견되어 허접하기 짝이 없어 낯이 뜨거울 정도입니다. 2017년부터 2년간 편찬용역에만 3억 원이 투입되어 제작되었지만 일본말을 전북 방언으로 올려서 결국은 폐기 처분된 『전북 방언사전』을 기억하실 겁니다.
이때도 일본말이 올라간 것만…… (발언제한시간 초과로 마이크 중단) (마이크 중단 이후 계속 발언한 부분) 논란이 됐지만 실은 표준어인데 방언으로 나오고 띄어쓰기가 엉망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몇 되지 않을 겁니다. 사랑하는 전북도민 여러분! ‘전라도 천년사’는 과거의 역사를 기록하는 것이지만 오늘의 역사로 남습니다.
이미 동네북, 누더기가 된 ‘전라도 천년사’는 미련 없이 폐기돼야 함을 강력히 촉구하며 발언을 마칩니다.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