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의회 5분자유발언
박진희 의원 5분자유발언
존경하는 충북도민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박진희 의원입니다. “당신이 죽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집과 거리가 저녁이 되었습니다. 더 이상 어두워지지도 다시 밝아지지도 않는 저녁 속에서 우리들은 밥을 먹고 걸음을 걷고 잠을 잡니다.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1980년 5월 광주를 배경으로 한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한 구절입니다.
그렇습니다. 절대 아물지 않는 기억과 상처가 있습니다. 아니 절대 잊지 말아야 하는 기억과 상처가 있습니다.
바로 부당한 국가 폭력과 그로 인해 희생된 개인과 공동체 그리고 시민의 저항이 그것입니다. 이제 곧 5월입니다. 5·18민주화운동이 어느덧 44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44년은 기억의 투쟁이었습니다. 망각을 강요하는 거대한 폭력과 기어이 기억해 내려는 시민과의 투쟁의 역사였습니다. 그리고 광주에서 죽고 상처받은 시민들이 폭도에서 민주화유공자로 명예를 회복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문민정부 이후 정부와 국회는 입법 활동을 통해 희생자와 공헌자를 예우해 왔습니다. 1997년부터 5·18민주화운동은 국가기념일이 됐고 이후 모든 역대 정부는 매년 5월 18일에 국가기념식을 거행하며 5·18 정신의 계승을 천명해 왔습니다. 5·18민주화운동은 지난 1990년의 광주민주화운동… 1990년 광주민주화운동 보상법, 1995년의 5·18민주화운동 특별법 그리고 2002년에 5·18민주유공자 예우법 등 국회가 제정한 법률을 통해 민주화운동으로 규정됐습니다.
또한 2022년에는 법률 개정을 통해 5·18 관련 3개 사단법인을 공법 단체로 승격시켜 국가와 자치단체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법제화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해 5·18 추념식 뒤 방명록에 민주와 인권의 5월 정신을 반드시 세우겠다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5·18 정신을 왜곡하고 5·18민주화운동 유공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도지사가 있습니다.
바로 김영환 충북도지사입니다. 한 달 전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바로 이 자리 민의의 전당인 충북도의회 본회의장에서 5·18민주화운동과 관련 단체 지원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힌 바가 있습니다. 그 일부를 잠깐 들어보겠습니다. (동영상 재생개시) 5·18 지원에 관한 거, 이런 거는 벌써 시간이 수십 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제가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그것을 제가 반납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여기에다가 지금 없는 보조금을, 지금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보조금을 달라고 저렇게 하고 있지만 그것이 많든 크든 우리는 그런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동영상 재생종료) 김영환 충북도지사에게 묻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이 수십 년 전 발생한 오래된 일이라 더 이상 기릴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까?
그렇다면 더 오래된 독립운동과 한국전쟁 등은 도지사에게 과연 어떤 의미입니까? 기꺼이 친일파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런 왜곡된 역사 인식 때문이었습니까? 같은 날 발언을 통해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예산 지원은 불필요하고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 될 예산 낭비라고도 했습니다.
상이군경회, 6·25참전유공자회 등 충북의 모든 보훈단체 각각에 한 해 수억에서 수천만 원의 예산을 지원하면서 유독 5·18민주화운동 단체에만 한 푼도 지원할 수 없는 이유는 5·18정신을 부정하기 때문입니까? 과연 대통령 부부 사진 전시회에 수백만 원 혈세를 쏟아붓는 도지사다운 커밍아웃입니다. 지난 415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본 의원은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에 대한 충북도의 관심과 지원을 요구했지만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지금껏 철저히 외면하고 있습니다.
또한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 충청도지부장의 충북도청 1인 시위가 오늘로 40일을 넘어섰지만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그를 투명인간 취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5·18을 폄하하는 것은 4·19혁명을 조롱하고 6·10민주항쟁과 촛불혁명을 부정하는 것이며 대한민국 민주화운동 전체를 모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자격을 스스로 반납했다고 자랑스러워하는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충북도민은 도리어 부끄럽습니다.
그런 도지사는 대체 어디에 반납해야 하냐고 지금 충북도민이 묻고 있습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사과하십시오. 5·18 등 대한민국의 모든 민주화운동 유공자에게 사과하고 충북도민에게도 사과하십시오.
그리고 역사 앞에 석고대죄하십시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시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절대 역사가 용서치 않을 것입니다.
이상 5분자유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방청석에서 박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