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지역: 지도에서 선택2026년 9월 13일 일요일
우리동네 지방정부

지방의회 회의록을 사실 그대로

경기 안성시의회 5분자유발언

황윤희 의원 5분자유발언

213회 제1본회의2023-05-09

황윤희 의원 프로필 보기 →

이 자리에 계시는 모든 분들께 존경을 전합니다. 안성시의회 더불어민주당 황윤희 의원입니다. 본회의장에서 입을 열어 말을 할까, 말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것은 말을 해 현재의 상황이 조금이라도 개선될 것이냐는 의구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께서 입 다물고 요행만 바라고 있으라고 뽑아주신 건 아닌 듯하여 구구절절 말을 보탭니다. 너그러이 봐주시길 희망합니다.

출범 후 10개월이 지나도록 안성시와 안성시의회의 관계가 개선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제213회 임시회에서도 갈등으로 인해 예산과 조례가 대거 삭감, 부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지역신문을 장식합니다. 지난 시간 그런 일들이 반복됐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안성시민은 언제까지 이 정치권의 싸움에 희생당해야만 하는 걸까요? 갈등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합니다. 하지만 갈등과 싸움, 반목이 목표인 경우는 없습니다.

여기가 서로를 죽여야 하는 전쟁터나 내전의 현장이 아니라면 우리 싸움의 이유는 오직 시민을 위해 더 나은 열매를 맺기 위함이어야 합니다. 갈등은 과정에 그쳐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려스럽습니다. 현재의 갈등은 상대를 적으로 간주하고 서로가 틀렸다고 손가락질하는 수준이 아닌가 합니다. 안성시는 국민의힘 의원님들이 통과시킨 조례에 따른 보훈명예수당을 추가 편성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리할 수밖에 없었는지, 국민의힘 의원님들이 납득할 만큼의 충분한 예를 갖췄는지 여쭙습니다. 또 이 나라의 법은 의원일지라고 예산이 수반되는 조례를 발의할 때는 집행부와 사전협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님들께서도 조례 통과 전에 시와 충분한 협의의 과정을 거쳤는지 여쭙습니다.

지금 안성시와 안성시의회는 모두 공멸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플러스의 정치가 아니라 마이너스의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서로에게 발목이 잡혀 서로 하고 싶은 일은 못 하는 상황입니다.

나아가 대다수 시민에게 욕과 비난을 듣는 자기출혈의 정치, 자학적인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시의원님들께서는 안성시장 사퇴하라고 합니다. 사퇴하라는 얘기가 처음도 아닙니다.

시장은 시민이 뽑아놓은 지역의 수장입니다. 시민들께서 사퇴를 염두에 두기도 전에 시의원님들께서 사퇴를 운운하는 것은 민의를 거스르는 것입니다. 자신들의 입지를 위한 정치적 언사일 뿐으로 죽을죄를 짓지도 않은 사람에게 죽으라 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런 말을 듣고 누가 마음이 상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무엇이 어찌 됐든 시정의 모든 성과와 과오는 궁극적으로 시장님의 얼굴이 됩니다. 시민들의 시선과 관심은 시의회보다 시장님께 닿아 있습니다.

그러하니 감히 시장님께 더 큰 마음으로 현 상황을 품어 유연하게 풀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권한이 더 큰 사람, 강자가 먼저 문을 여는 것이 맞습니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교훈이 유효한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정치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정치는 폭력과 강압이 아닙니다. 선악의 대결도 아닙니다.

정치는 ‘달래어 조정하는 행위’입니다. 정치는 서로를 존중하는 가운데 다채로운 생각들이 경합되고 조율되는 것입니다. 지역에 대한 애정, 시민에 대한 열정으로 진일보한 열매를 맺는 것이 문명화된 행위가 정치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국회의원을 포함한 안성 정치권은 현재 낙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시민의 관심의 초점은 어느 쪽이 옳은지, 그른지를 떠나 양보든, 타협이든, 협치든 누가 문제를 해결할 능력자이냐가 됐습니다. 저는 지난 10개월간의 싸움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진영논리를 앞세웠던 저는 그것이 편견에 기댄 헛것이었음을 깨닫고 있습니다. 사람을 제대로 보기 전에 편을 갈라 판단하는 일, 상대보다 내가 더 옳다고 여기는 일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이었는지 배우고 있습니다. 부디 시와 의회 모두 서로를 한 시절의 인연으로 깊이 존중하길 희망합니다.

같은 시공간에서 비슷한 일을 하는 이러한 인연은 우연으로 맺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쟤는 틀렸고 내가 맞아.”가 아니라 “너와 나의 생각이 다르네.”, “서로 다르구나.” 고개 끄덕이고 만나서 눈 마주하고 대화하고 밥 먹어가면서 양보와 조정, 타협과 거래를 통해서 합의점을 찾아 나가길 희망합니다. 시장님과 국회의원님, 시의원님들은 안성의 한 시절의 역사를 책임지실 분들입니다.

그 중차대한 분들이 지금까지 진지한 만남의 자리 한 번 제대로 갖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은 분도 계신 것으로 압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최근에도 시장님께서 보훈수당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자 했으나 국민의힘 시의원님들께서는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지점은 어쩌면 정치인으로서 가장 비판받아야 할 부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갈등이 목적이 아니라 일의 성취가 목적이었다면 만났어야 마땅합니다.

만나기만 하면 쉬 풀어질 일들이 만나지 않아 꼬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러니 다시 제안드립니다. 부디 만나시길 희망합니다.

김보라 시장님은 더없이 똑똑하고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강건하게 상황을 개척해 나갈 분입니다. 이리저리 흔들어 보려는 생각은 부질없습니다. 국민의힘 시의원들에 대한 저의 생각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한 분 한 분 사람으로 만나면 친하지 않을 이유가, 존중하지 않을 까닭이 없는 분들이었다는 생각을 뒤늦게 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님들께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만나서 이 갈등 국면을 해결해 주십시오.

만나는 것으로 해결의 장을 열고 존중의 기틀을 다져나갔으면 합니다. 김학용 국회의원님께도 부탁드립니다. 이 모든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여 그게 아니더라도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안성 정치권의 끝 간데없는 갈등은 현재 안성 발전을 가장 위협하는 사안입니다. 삼죽면에는 자율방범대가 있습니다.

몇 명의 청년들이 일주일에 두세 차례 저녁 무렵 지역을 도는 것으로 순찰을 합니다. 이들의 사무실은 한없이 낡았고 수도시설도 없습니다. 그들이 희망하는 것은 더 이상 지역을 떠나는 사람이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청년들은 지역을 지키는 마지막 세대가 될지도 모릅니다. 존경하는 시장님, 시의원님, 그리고 공직자 여러분! 삼죽면의 그 쓸쓸한 밤을 떠올려 주십시오.

여러분들만 바라보고 있는 시민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께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운명 공동체입니다.

상대는 망하고 나는 잘되는 그런 길은 없습니다. 안성시민의 심판은 그러하지 않습니다. 삶의 질서도 그러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갈등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는 시장님 잘 모시겠습니다. 또 국민의힘 시의원님들도 최선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출처 경기 안성시의회 회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