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원
존경하는 박병석 의장님과 선배 동료의원님! 장수완 행정부시장님과 노옥희 교육감님그리고 관계공무원 여러분! 제222회 정례회로 모두 수고 많으십니다. 교육위원회 김선미 의원입니다. 우리 울산은 한글문화도시를 만들기 위해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특히 외솔 선생님의 생가와 기념관이 있는 중구는 원도심을 한글문화특구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을 만큼 울산의 한글 사랑은 각별하다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올해 10월 9일은 572번째 맞는 한글날입니다. 이 시기가 되면 우리나라 여기저기서 한글을 바르게 사용하고 아끼자 라고 외치며 다채로운 행사들이 펼쳐집니다. 울산시와 교육청은 각각 수조 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합니다. 많은 예산과 그 쓰임새가 보여주듯 빈틈없이 바쁜 일정과 폭주하는 업무 속에서 사실 한글 바로 쓰기에 누구보다도 주축이 되어야 할 공공기관이지만 한글날 단 하루만 연례행사처럼 우리말 바로 쓰기를 강조하게 됩니다. 10월 9일인 한글씨의 생일만 챙기게 되는 거죠. 하지만 한글 사랑이라는 것은 평소에 실천이 되어야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는 일제강점기 동안 주권을 박탈당하고 폭압적인 한글 말살정책으로 우리말을 거의 잃었듯 식민지 국민으로 살았습니다. 최현배, 주시경 같은 선생님들의 목숨 건 한글 운동이 없었다면 우리의 말과 글은 소멸되었을지 모릅니다. 한글의 과학성과 우수함은 이미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신문화 식민지, 문화 사대주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말을 듣곤 합니다. 과거 사대주의 유학자들은 한글보다 한자가 더 우수하다 여기고 일상을 한자로 기록하고 그것을 지식의 척도로 삼았다면 지금 우리들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르는 말들을 사용하면서 지적인 척 겉포장을 하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울산은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큰 고초를 겪으면서 우리말을 지켜내신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님께서 태어나고 자라신 자랑스러운 고장입니다. 봄편지, 눈꽃송이와 같은 아름다운 우리말 작가 서덕출 선생님도 계십니다. 이처럼 어느 지역보다도 우리말 사랑에 앞장선 고장인 울산의 공문서에 왜 이렇게 많은 외국어들이 표기되어야 하는지요? 어느 부서라고 지칭할 것 없이 일상적으로 여기저기 난무합니다. 우리 시와 교육청의 공문서에 표기된 사례들을 몇 가지만 살펴보겠습니다. 하브루타 슬로우리딩 독후프로그램, 보안 게이트, 아카이빙, 리모델링, 워킹스쿨버스, 나노 크리에이트, 파트, 디지털 도어락, High Level Security 이 경우는 표기에서부터 한글을 사용하지 않고 영어로 표기하였습니다. 알아들으시겠습니까?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단어라 해도 과연 이렇게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까? 시나브로 말·글·얼, 꿈사다리, 누리집, 출입문 교체사업, 그늘막, 도우미, 방방곡곡 문화공간, 태화강공연축제 나드리와 같은 좋은 사례들도 있습니다. 저는 이와 같은 기존의 잘못된 점을 바꾸고 시도하려는 의지를 격려하고 다른 부서에서도 이렇게 노력하길 희망합니다. 본 의원은 지난 2018년과 ’19년에 이 같은 상황을 수없이 지적하며 올바른 국어 사용으로 본보기가 되어줄 것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지적에도 불구하고 변화하지 않는 업무보고서에 대해서 다시 지적하며 2019년 10월에는 동료 분들과 함께 국어 사용 조례를 발의하였습니다. 이는 시 행정이 점진적으로 변화하길 기대하고 조례를 발의한 것입니다. 2020년 하반기 교육위로 옮기고 교육청 공문서는 다른 모습일 것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그러나 기대는 기대일 뿐이었습니다. 앞으로 넉 달 후면 또 다시 한글날입니다. 매년 한글날만 되면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독창적인 문자다, 한글이 소중하다, 우수하다, 과학적이다, 아름답다. 등등의 미사어구로 아껴쓰고 바르게 쓰자, 한글이 목숨이다 라고 홍보할 것입니까? 오늘부터 10월 9일 한글날을 준비합시다. 평상시에 우리말인 한글을 가꾸고 사랑하며 바르게 씁시다. 최소한 시와 교육청에서 준비하는 공문서에서는 어문규범에 맞고 쉬운 우리말을 먼저 고민하고 씁시다. 다수의 시민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어는 자제합시다. 고유명사와 같이 이미 알려진 낱말이나 굳어진 말들은 점진적으로 바꾸어 갑시다. 시민 여러분과 함께 한글도시 울산을 만들어가는 첫걸음에 본보기가 되는 공문서를 작성하는 노력을 부탁드립니다. 끝까지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