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의회 5분자유발언
설혜영 의원 5분자유발언
존경하는 30만 용산주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의당 소속 보광동, 서빙고동, 이태원1동, 한남동 출신 설혜영 의원입니다.
저는 임차인입니다. 결혼 13년차인 저는 신혼에 마련한 전세자금으로 살고 있습니다. 좋은 집주인을 만나 지금까지 집 걱정 없이 살았습니다.
전세보증금을 한 번도 올리지 않았고요. 그러다 보니 이제는 이 전세보증금으로는 용산에서 마땅히 이사할 곳을 찾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한남뉴타운 지역에 살고 있지만 용산에서 계속 살고 싶은 저는 뉴타운이 되면 어디로 이사 가야 할지 막막합니다.
주택청약을 부으며 틈틈이 공공임대주택 공고를 확인하고 있지만 용산구에 지어지는 물량을 찾기 어렵습니다. 저는 국제업무지구 사업 추진 촉구 결의안을 반대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방자치단체인 용산구와의 소통 없이 국토교통부의 일방적인 정책추진에 우려를 표합니다.
대규모 주택건설에 따른 교통, 학교 등 기반시설도 점검해야 할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많은 이유에도 불구하고 이번 결의안은 임대주택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것이 될 것이며, 이러한 메시지는 용산의 평범한 주민들의 바람과는 다르기 때문에 저는 반대 입장을 표명합니다. 저희 지역구 주민들에게 임대주택은 집값을 떨어트리는 애물단지가 아닙니다.
저에게 어려움을 토로하시는 주민분들에게 임대주택은 어두컴컴한 지하방을 탈출할 수 있는 기회이며, 이사 갈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안락함입니다. 제가 만나는 주민들은 평생을 용산에서 살아왔고 뉴타운이 되면 낯선 동네에 가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걱정하는 어르신입니다. 용산구 주택 점유형태를 살펴보면 자가 주택 비율이 34%에 불과입니다.
나머지 66%는 임차가구이며 무려 31%가 월세 거주자입니다. 또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 비율은 10.7%이며 주택이외의 공간에 살거나 지하, 옥탑방 가구를 포함한 주거 빈곤가구 비율은 18.7%로 총 2만 8,406세대가 주거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거취약가구를 위한 정부의 대책, 용산구의 대책은 매우 취약합니다. 2017년 기준 용산구 장기공공주택 수는 2,820호로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율이 2.9%이며 이는 서울, 전국 평균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더구나 국민임대, 장기전세, 행복주택은 관내에 한 채도 없으며 공공택지를 발굴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용산에 임대주택이 들어설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최근 국민은행이 발표한 서울 아파트 중간가격은 9억원입니다. 2020년 1분기 연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11.7%로 중위소득자가 서울에서 집을 사는데 11년 7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이는 한 푼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전제이니 절반만 생활비로 지출한다고 해도 24년이 걸린다는 계산입니다. “30대 부동산 영끌” 청년들이 영혼까지 끌어 모아 주택마련을 한다는 자조 섞인 말이 유행할 정도로 부동산문제는 심각합니다. 특히 용산은 부동산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있으며 이에 대한 사회안전망이 매우 취약합니다.
도심개발을 활성화하여 도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동산시장의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공공의 노력이 가장 요구되는 곳이 바로 용산구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국토부의 1만호의 공공주택 건설을 반대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지역의 현실을 반영하여 국토부에 지역가점제 도입을 요구해야 하며, 용산주민들의 철도정비창 임대주택 입주물량확보를 위한 방안을 찾고 국토부를 설득해야 합니다. 또한 지금 이 결의안은 시기상조라는 점도 말씀드립니다.
현재 철도정비창부지개발 계획은 확정된 것이 없습니다. 국토부는 용산정비창 개발에 공기업 참여를 위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후 구역지정 일정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으나 내년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업의 방식, 내용 모두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또한 서울주택도시공사와 도시연구원이 2017년 내놓은 ‘서울시 임대주택이 주변지역의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보고서’에 따르면 임대주택단지가 일정규모를 넘어서지 않는 한 주변아파트 값을 오히려 상승시키는 효과를 증명한 연구결과가 나온 것처럼 정부가 발표한 1만호 임대주택만으로는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용산구의회는 지역주민들의 삶을 지키는 중심추가 되어야 됩니다. 사회와 정부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방법조차 찾지 못하는 어려운 주민들의 삶을 지키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용산을 지켜오고 용산을 만들어온 주민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거대한 개발의 광풍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책임이 용산구의회에 있습니다. 본의원은 이번 결의안은 용산구 다수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하는 내용이며, 이러한 내용을 의회 입장으로 채택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