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의회 구정질문
손기선 의원 구정질문
오늘 본의원은 계양산 개발과 환경정책이라는 주제로 질의를 드리겠습니다. 얼마전 TV에서 환경 관련보도를 시청한 적이 있습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동남아 어느 국가에서 경제개발재원을 조달하기 위하여 정글지대의 삼림을 벌채하는 작업을 대대적으로 벌리고 있는데, 선진국에서는 정글지대의 삼림 벌채 행위는 지구환경을 파괴할 것이라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고, 이에 대하여 위 동남아 국가는 선진국에서는 지구환경을 멋대로 파괴하여 막대한 경제적 부를 축적했으면서 우리가 경제개발을 위하여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왜 막느냐, 막을 자격이나 있느냐 라고 항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위 보도를 접하면서 두 가지 점을 생각했습니다. 첫째, 환경문제는 악화일로를 치달아 이제 지구적인 관심사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는 것이고, 둘째는 환경파괴 문제가 선진국과 후진국간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그 얘기가 계양산개발을 놓고 논쟁을 벌리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계양산 개발이 문제되는 이유는 그것이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계양산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를 용인할 것인가, 용인한다면 어느 한도에서 용인할 것인가, 여론은 들끓었고 들끓는 여론에 밀려 대양개발은 개발계획을 축소하였고 이에 따른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하였습니다. 행정청이 어떤 개발을 허가하고자 할 경우 환경영향평가서가 최대의 무기요 면죄부로 활용되어 왔기 때문에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하여 얘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환경영향평가 제도가 처음으로 법제화 된 것은 1970년 미국에서였고 환경영향평가 제도가 그동안 자연환경보호에 많은 기여를 해온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영향평가 제도는 미국에서조차도 그다지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로 행정청이나 개발업자가 위촉한 환경평가 전문가는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 둘째로 행정청은 그 자신이 수립한 개발계획을 가능한 한 밀고 나가려할 것이고 또 대기업과 같은 개발업자와의 관계를 쉽사리 포기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 등을 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유감스럽게도 최근의 통계는 입수하지 못하였지만 1980년대 전반 5년 동안 57건의 환경영향평가서가 작성되었는데 개발에 대하여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은 단 한건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국토가 처해있는 환경파괴 실태로 미루어 볼 때 믿기 어려운 결과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본의원은 환경영향평가 제도의 정작 큰 문제는 다른 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경영향평가 제도의 시간적 지역적 검토범위 문제입니다. "개발이란 것이 필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광역적, 전국토적, 나아가 지구적인 환경보전의 관점에서 볼 때 당해 개발행위는 금지하거나 제한하거나 유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식의 전체적 평가가 결여되고 오직 당해 개발행위만 놓고 개별적 국지적인 평가를 하는 것이 환경영향평가 제도의 현실이었습니다. 그리하여 환경영향평가를 필요로 하는 개발사업은 환경영향평가에 의해 정당성을 부여받아 그리고 환경영향평가를 필요로 하지 않는 개발사업은 그것조차 없이 여기저기에서 마구잡이로 각개격파식으로 자연환경을 파괴해 왔던 것입니다.
인천만 보더라도 수봉산, 문학산, 청량산 등 대표적인 산들이 무참하게 파괴되었거나 파괴되어 가고 있고 이름 없는 작은 산들이 흔적없이 사라진 것은 부지기수이며 심지어 문제가 되고 있는 계양산의 서구 가정동쪽 줄기도 크게 훼손되었습니다. 영종·용유의 자연환경이 개발의 도마위에 올려져 있고 송도신시가지의 대규모 매립사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인천의 환경보전이라는 전체적 관점에서의 검토를 무시한채 제멋대로 이루어져 오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와 개발사업자들은 자연훼손이라는 비용과 복지증진이라는 편익을 단순비교 계량하여 개발을 합리화 하여 왔습니다. 단견적인, 본질을 망각한 사고방식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우주대란이 없는 한 인간은 물질문명의 혜택을 받지 않고도 지구상에서 살아갈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썩은 물, 죽은 공기를 마시고는 생명을 부지할 수가 없습니다. 깨끗한 자연환경은 생존의 조건인데 대하여 물질문명은 윤택한 생활의 조건입니다. 그러므로 이 둘을 동일한 선상에 놓고 단순비교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편익을 위하여 자연환경을 파괴한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엄연히 마지노선이 있어야만 합니다. 생존을 고통스럽게 하는 개발은 그것이 아무리 그럴듯한 명분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마지노선은 국지적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광역적, 지구적 차원에서도 공히 있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앞에서 동남아 국가와 선진국간의 대립상에 대하여 잠시 언급했지만 그러한 문제는 우리나라에도 있습니다. 바로 중국대륙과의 문제입니다. 중국대륙에서는 경제개발로 인한 엄청난 공해를 한반도쪽으로 뿜어내고 있습니다.
현재 양평 부근까지 그 영향권에 들어가 있다는 것이고 영향권의 중심지역은 다름아닌 우리 인천 일원이라는 것입니다. 인천시는 지금 당장이라도 중앙정부와 협력하여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임해야 할 것이지만 풀기 어려운 심각한 문제임에 틀림없습니다. 환경과 개발의 문제를 공리주의적 사고방식에 의하여 그리고 국지적, 현재적 관점에서만 다루어온 데 따른 당연한 결론이며 업보입니다.
환경파괴는 진작부터 신중하게 다루어야 했지만 환경파괴가 매우 우려할만한 상황에 이른 지금에는 환경파괴의 마지노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면 환경파괴의 마지노선은 아직도 먼 곳에 있는가, 전국적 또는 지구적 차원의 문제는 당장 피부에 와닿지 않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인천시의 경우만이라도 봅시다. 인천시의 자연환경은 과거의 무자비한 환경파괴에도 불구하고 현재 220만이고 앞으로 더 늘어날 인천시민의 건강한 삶을 보장할 만큼 충분히 보전되어 있는가, 가령 그렇다하더라도 앞으로도 한참 동안 종전과 같은 공리주의적 사고에 따라 개발을 허용하더라도 괜찮을 만큼 환경파괴의 마지노선은 아주 먼 곳에 있는가, 인천시민으로서의 첫번째 물음에 대하여는 몰라도 두번째 물음에 대해서도 그렇다고 대답할 사람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명백합니다. 인천시의 환경이 지금보다 더 악화되는 것을 최대한 막아야만 합니다. 인천시의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원칙은 계양산 개발문제에 대해서부터 적용되어야 합니다. 자연환경 파괴금지의 원칙이 계양산 개발문제에 대해서부터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은 계양산 훼손이 갖는 상징적 의미 때문이지만 계양산 개발을 반대하는 시민운동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시민운동은 인천시 환경문제에 대하여 인천시민이 자발적, 조직적으로 관심을 보인 최초의 운동입니다.
시민운동은 계양산 개발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출발점으로 하여 인천시 환경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을 촉구하는 운동이며 인천시의 그릇된 환경정책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시민의지의 표명인 것입니다. 누가 이 시민운동에 찬물을 끼얹을 것인가, 누가 시민의 분노와 인천의 암울한 미래를 책임질 것인가, 그런데 한편으로 대양개발측이 "남들은 마구잡이로 자연환경을 파괴하였는데 왜 우리만 못하게 하느냐"고 항변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후발 환경파괴자의 항변에 대하여는 국제적 해법과 국내적 해법이 다를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해도 항변이 전혀 이치에 닿지 않는 항변은 아닙니다.
인천시민에 대하여는 통하지 않는 항변이지만 선발 환경파괴자나 인천시 당국에 대하여는 그렇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무절제하게 환경파괴를 해오거나 용인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지 모를 인천시 당국이 유독 대양개발에 대해서만 "당신은 안돼"라고 한다면 과연 설득력이 있겠는가. 인천시 당국이 대양개발의 계양산 개발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라면 그에 앞서 자연환경 파괴금지의 대원칙을 천명해야만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는 것이며 대양개발의 불만을 해소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자연환경의 훼손은 공공의 간절한 필요가 있고 다른 방법이 없을 때에 한하여 최소한에 그친다. 시민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공청회 등을 통하여 시민의사를 수렴한다라고 하는 대원칙을 더 늦기 전에 천명하여야만 합니다.
그와 더불어 인천시의 기업체나 단체들에게 책임구역을 지정하여 책임구역 내의 자연환경을 보호 육성하고 자연환경이 훼손되는 것을 감시하도록 하는 효과적인 방책을 채택해야 합니다. 또한 불가피하게 자연환경을 훼손하게 될 경우에는 그 대신에 그에 상당한 환경보전사업을 시행하여 전체적인 자연환경 수준이 저하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만 합니다. 이상 제 질의를 마치겠습니다.
시장께서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