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의회 5분자유발언
강원모 의원 5분자유발언
지난 17일 인하대학교가 2021년 대학기본역량 진단평가에서 탈락했습니다. 인하대 재학생과 동문은 물론 인천시민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인하대의 주장대로 교육부 평가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인하대의 역량이 평소 우리의 기대에 못 미친 것인지 혼란스럽습니다.
인하대는 결과에 불복하여 이의신청을 했으며 인천시의회를 비롯한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교육부에 재심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진단평가에서 똑같이 탈락한 서울의 성신여대가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민들이 인천처럼 성신여대의 탈락에 분노하고 있을까요?
아마 성신여대가 아니라 연세대, 고려대가 탈락했더라도 대부분의 서울시민들은 그것은 대학의 문제이지 서울시와 서울시민이 나설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면 왜 인천은 인하대 문제를 인천의 문제로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저는 이것을 인천이 가지고 있는 지역성의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자에게 지역성이란 지역적 배타주의라는 부정적인 어휘로 읽힐 수도 있고 또 다른 이는 우리 내부를 단결시키는 울타리로 생각합니다. 어디에 방점이 찍히든 간에 우리 인천은 지역성이라는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이번 인하대 사태에서 증명되었습니다. 인하대는 공식적으로 인천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기관이지만 인천시를 대표하는 종합대학이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인하대는 인천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신생 대학인 연세대와 외국대학에게는 천문학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인천을 대표하는 인하대에게는 학교지원과 중요사업에서 계속 밀린다는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송도 경제자유구역 내 캠퍼스 지원사업, 최근 유치된 바이오공정센터, 청라의료복합단지 사업 등 주요사업에서 인하대의 역할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공모와 선정이라는 절차적 공정성에 의한 결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지역성의 문제에 있어서는 과연 이것이 올바른 또는 현실에 맞는 결과인지 의문입니다. 인천이라는 지역성이 엄연한 우리의 현실인데 정작 중요한 사업에 있어서는 지역성을 배제한 결과가 계속 나온다면 그 괴리감이 어떻게 작용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굵직한 국책사업과 기관이 인천에 유치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막상 그 기관을 세우고 운영할 사람들은 누구일까?’, ‘인천사람들은 얼마나 저 기관에서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고개가 갸우뚱해지곤 합니다. ‘인천의 실속 있는 발전과 인천시민의 일자리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도대체 인천은 왜 이 사업을 유치하려고 하는 걸까?’ 생각할 때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 탈락사태를 계기로 인천시와 인하대 간에 반드시 새로운 관계 설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인천의 성장은 인구증가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서울ㆍ부산ㆍ대구 등의 다른 대도시들이 최근 10년 동안 인구수가 크게 감소한 것과 대비하여 유일하게 큰 폭의 인구증가가 이루어진 곳이 인천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그런 인구증가는 어려울 것입니다. 새로운 인천의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데 저는 가장 중요한 하나가 인천의 행정과 지역대학 간의 거버넌스 구축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천이라는 지방자치를 완성하기 위하여 대학의 협조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제가 경험한 대학과의 협력관계는 대단히 단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인하대는 자기가 아쉬울 때만 인천시를 찾아왔습니다. 지역과 결합하는 모습은 개인역량과 네트워크에 의존할 뿐 인천을 대표하는 지역대학으로서의 노력은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인천시도 지역 거점대학을 존중하는 모습이 부족했습니다. 평소 대학이 무엇을 하는지 또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알아보는 데에 관심이 없습니다. 지역역량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서로에 대해 너무 무관심했습니다.
이의신청의 결과가 어찌 나오든 이번 사태를 통해 인하대가 인천의 거점대학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되는지 또 대학과 시정부가 어떤 협력관계를 가져야 하는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