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의회 5분자유발언
이진삼 의원 5분자유발언
존경하는 서대문구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양희 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조미숙 부구청장님을 비롯한 집행부 여러분, 이진삼 의원입니다. 오늘 저는 지난 본회의 구정 질의 과정에서 공개된 출처를 알 수 없는 녹취물과 관련하여 그 내용의 진위 이전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법적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녹취 내용의 사실관계를 떠나 첫째, 동의 없는 녹취 적법성 문제입니다.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은 원칙적으로 당사자 동의 없이 제3자의 대화 녹음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녹취자의 대화 직접 당사자인지 제3자인지에 따라 위법 여부는 명확히 갈립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녹취물은 누가 녹음했는지, 녹음 경위가 무엇인지, 대화 당사자의 동의가 있었는지조차 전혀 확인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러한 자료는 위법하게 수집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그 자체로 의회의 공식 발언과 판단의 근거로 삼기에는 중대한 법적 결함을 안고 있습니다. 둘째, 출처 불명 녹취 공개 자체가 갖는 법적 위헌성입니다.
확인되지 않은 녹취를 본회의장에서 공개하는 행위는 관련 인물과 기관에 대해 사실로 확정되지 않은 내용을 공식 석상에서 유포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이는 경우에 따라 형법상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또는 개인정보가 포함될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의혹 제기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해서 그 책임이 자동으로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청중이 사실로 인정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구체적인 정황을 제시했다면 법적 책임이 문제 될 수 있다는 점은 판례를 통해 반복적으로 확인되어 있습니다. 셋째, 지방의원 발언에 대한 면책 특권의 한계입니다. 지방의원의 발언은 민주적 토론을 위해 폭넓게 보호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 면책은 무제한적 특권이 아닙니다. 특히 위법하게 수집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자료를 공개하거나 사실 확인 없이 특정 개인이나 기관의 불법 행위를 단정 암시하는 경우에는 의정활동의 범위를 벗어나는 판단이 내려질 여지도 충분합니다. 면책 특권은 의회의 품격과 책임을 전제로 한 것이지 확인되지 않은 자료의 무제한 공개를 허용하는 방패가 아닙니다.
넷째, 공익 목적 주장에 대한 오해입니다. 일부에서는 공익을 위한 문제 제기이므로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법은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공익 목적이 있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새로운 위법 행위가 발생한다면 그 위법성까지 정당화되지는 않습니다. 즉 공익성은 참작 사유일 수는 있어도 면책 사유는 될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의회의 역할은 분명합니다.
집행부와 산하 기관을 감시하고 문제가 있다면 철저히 따져 묻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방식은 반드시 적법해야 하고 검증 가능해야 하며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녹취에 의존할 문제 제기는 사안의 본질보다 자료의 위법성 논란을 키우고 결국 의회의 신뢰와 권위를 스스로 훼손할 위험이 큽니다.
끝으로 말씀드립니다. 의혹의 증거로 주장은 사실로, 비판은 법과 절차 위에서 이루어질 때 비로소 힘을 가집니다. 이번 사안은 녹취 공개가 아니라 감사 요구, 공식 자료 제출, 관계자 출석, 질의라는 합법적이고 제도적인 방식으로 다뤄져야 합니다.
이것이 구민 앞에 책임지는 의회의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하며 이상으로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