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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의회 5분자유발언

허선경 의원 5분자유발언

317회 제2본회의일자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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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서대문구민 여러분, 존경하는 서호성 의장님과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모두를 위한 서대문구를 위해 애쓰시는 박운기 구청장님과 공무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남가좌1·2동, 북가좌1·2동의 허선경 구의원입니다. 오늘 저는 스위스그랜드 호텔 부지의 매각과 개발 추진에 관련하여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스위스그랜드 호텔은 친일 반민족 행위자 후손의 재산과 관련한 역사적 논란이 있었던 곳이고, 국가적 필요 속에서 예외적으로 도시계획이 이루어진 곳이며, 지금도 수많은 노동자의 삶이 이어지고 있는 공간입니다. 그렇기에 이 부지를 단순히 민간 개발사업의 관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세 가지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역사적 책임의 문제입니다. 정부는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재산을 국가에 귀속시키기 위해 오랜 기간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친일반민족행위자 이해승 후손의 재산을 둘러싼 최근 판결에서 정부의 청구 대부분이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이 과제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최근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 귀속 등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16년 만에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 다시 활동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이러한 중요한 변화가 이루어지는 시점에 스위스그랜드 호텔의 부지는 민간 매각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고, 대규모 공동주택 개발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역사적 논란과 사회적 관심이 큰 곳인 만큼 보다 투명하고 신중한 행정이 필요합니다. 둘째, 도시계획의 공공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스위스그랜드 호텔은 일반적인 개발 절차를 통해 지어지지 않았습니다. 88서울올림픽이라는 국가적 목적 아래 특별한 필요성 때문에 예외적으로 허용되었습니다. 80년대의 예외가 지금의 대규모 공동주택 개발로 이어져도 되는 것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도시계획은 민간의 개발 이익을 실현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고 공공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방향이어야 합니다.

백련산의 생태환경, 주변 교통과 도로 여건, 교육과 생활기반시설,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삶까지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서대문구는 어떤 도시를 만들 것인지 공공적 원칙을 가지고 그 기준에 따라 개발을 관리해야 합니다. 셋째, 노동자의 삶도 함께 지켜야 합니다.

현재도 스위스그랜드 호텔에는 많은 노동자가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매각과 개발에 대한 이야기만 있을 뿐 노동자들의 고용은 어떻게 되는지, 폐업한다면 생계는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한 논의는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개발은 건물만 바꾸는 일이 아닙니다.

그곳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일입니다. 행정은 개발 계획뿐 아니라 사람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구청장님 저는 다음 세 가지를 요청드립니다.

첫째, 이 부지와 관련한 역사적 사실과 관련 자료를 충실히 관리하고 관계 기관의 요청이 있을 경우 적극 협조해 주십시오. 둘째, 스위스그랜드 호텔 개발과 관련한 인허가 절차를 사업자 일정이나 개발 속도에 끌려가지 말고 신중하고 면밀하게 검토해 주십시오. 용도와 규모, 경관과 교통, 기반시설, 공공기여 등 도시계획적 타당성을 종합적으로 살펴 모두를 위한 도시계획이 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셋째, 노동자들의 고용과 생계 대책이 충분히 마련될 수 있도록 필요한 행정적 역할을 다해 주십시오. 역사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누구를 위한 도시를 만들 것인가, 그리고 사람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이 세 가지 질문에 답하는 행정이 되어야 합니다. 서대문구가 이런 공공원칙을 선택해 주실 것을 기대하며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서울 서대문구의회 회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