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의회 5분자유발언
김우민 의원 5분자유발언
존경하고 사랑하는 전북도민 여러분! 김희수 의장님을 비롯한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원택 도지사님과 천호성 교육감님을 비롯한 공직자 여러분!
군산시 제5선거구 교육위원회 김우민 의원입니다. “의원님, 요즘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얼마 전 학교를 방문했을 때 한 선생님께서 제게 하신 말씀입니다. 처음에는 그 뜻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학생을 지도하면 민원이 생길 수 있고, 생활지도를 하면 분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돌아오는 내내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런 교실에서 우리 아이들은 과연 무엇을 배우고 있을까?’ 학교는 지식을 배우는 공간을 넘어 사람을 사람답게 성장시키는 배움의 공동체입니다. 아이들은 친구와 갈등을 겪으며 배려를 배우고, 잘못을 인정하며 책임을 배우고, 스승의 가르침 속에서 올바른 가치관을 키워 갑니다.
그런데 지금 학교현장은 어떻습니까? 생활지도를 하려 하면 민원을 걱정하고, 교육적 판단보다 아동학대 신고와 법적 분쟁을 먼저 걱정합니다. 교사는 점점 지도하기보다 피하게 되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사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이 받아야 할 교육이 사라집니다.
생활지도가 위축되고 올바른 가치관을 배우는 기회가 줄어들며, 교실은 조용해질지 몰라도 아이들의 성장은 멈추게 됩니다. 이러한 현실은 결코 일부 교사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최근 전북교원단체총연합회 조사에서도 교사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최근 3년간 교육활동 침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제 교육활동 침해는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공동체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최근 교육감께서는 교육활동보호관 제도 운영계획을 발표하셨습니다. 저 역시 매우 의미 있는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명칭이 아니라 실질입니다. 교육활동보호관은 현장의 교사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합니다. 악성민원 대응, 법률 지원, 심리 회복, 학교현장 지원까지 교사들이 ‘교육청이 내 곁에 있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전북형 지역 뿌리교사제’를 제안드립니다. 교사가 지역을 알고 학부모를 알고 학교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며 아이들의 성장을 오랜 시간 지켜볼 때 교육은 깊이를 갖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교사는 떠나고 또 다른 교사가 오기를 반복합니다. 학교는 교육의 연속성을 축적하지 못하고 학생과 학부모는 다시 처음부터 관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제가 교육현장을 다니며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장거리 통근의 어려움이었습니다.
매일 두세 시간을 길 위에서 보내는 교사는 수업을 준비할 시간도, 학생을 상담할 여유도 줄어듭니다. 장거리 통근으로 지친 교사에게 최고의 교육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이것이 단순한 근무여건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인사의 공정성과 순환전보 원칙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역의 특성과 교사의 자발적 선택을 반영할 수 있는 유연한 인사제도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지역에 정착을 하여 오랫동안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은 교사에게 그 선택을 존중할 수 있는 제도적 기회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군산에서 오래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은 교사는 군산에, 정읍에서 헌신하고 싶은 교사는 정읍에, 남원에서 학생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은 교사는 남원에 머물 수 있도록 교육정책도 그 뜻을 품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천호성 교육감님! 지식을 얻는 방법은 많이 있습니다.
책도 있고 인터넷도 있고 인공지능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사람답게 키우는 일, 아이의 가능성을 믿어 주고 잘못을 바로잡아 주며 끝까지 기다려 주는 일은 여전히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바로 스승입니다.
교사를 보호하는 이유도, 교육활동을 지키는 이유도, 좋은 교사가 한 지역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하는 이유도 결국 하나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다시 스승을 돌려주기 위해서입니다. 좋은 학교는 좋은 건물이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한 아이의 가능성을 끝까지 믿어 주는 스승이 만들고, 그런 스승을 지켜 주는 사회가 좋은 교육을 만듭니다. 전북교육이 그 길을 가장 먼저 걸어가기를 기대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