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구의회 5분자유발언
박상길 의원 5분자유발언
뇌출혈로 쓰러져 거동을 할 수 없게 된 부친에게 8일간 음식 공급을 중단해 사망에 이르게 한 비정한 아들. 2021년 어버이날 일어난 비극적인 존속 살인 사건. 소중한 22만 남구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상길 의원입니다. 먼저 본 의원에게 5분 발언의 기회를 주신 황경아 의장님과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오로지 주민의 행복을 위해 불철주야 수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김병내 구청장님과 공직자 여러분께도 존경과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지며 청구된 병원비 2000만 원, 청년에게 수중에 있던 돈 200만 원. 왕래 없이 지내던 삼촌에게 도움을 청해 어렵게 마련한 병원비는 삼촌의 퇴직금의 일부이자 끝없는 지출의 시작이었습니다.
호전 가능성이 없는 환자를 간병할 때 가장 먼저 정해야 하는 것. 간병인을 둘 것인가 직접 간병할 것인가. 하루 간병비 15만 원.
한 달 간병비 약 450만 원. 이 청년에게는 한 달 내내 간장에 밥을 비벼 먹고, 폐기된 음식으로 허기를 달래며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병행해도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었습니다. 청년은 아버지를 집으로 모셔와 직접 돌보기로 합니다.
그러나 호스를 통해 코로 식사를 주입하고 대소변 기저귀를 처리하며 마비된 팔다리를 수시로 주무르고 2시간마다 자세를 바꿔줘야 하는 끝없는 간병. 누군가 죽어야 끝나는 간병. 24시간 간병에 지쳐 가는 아들을 보고 아버지는 결단을 내립니다. “필요한 것 있으면 아버지가 부를 테니깐 그전에는 방에 들어오지 마라.” 아들은 8일 동안 울었습니다.
아버지는 생을 마감합니다. 2021년 어버이날 발생한 비극적인 존속살해 사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한 스물둘 어린 아들.
영 케어러(Young Carer) 자신의 미래를 포기한 채 아픈 가족을 간병하는 청소년이나 청년을 말합니다. 고령 인구는 늘고 출생 인구는 줄고 혼인 연령은 높아짐에 따라 어린 아이의 간병인이 될 확률이 높은 세대를 뜻합니다. 아직 정확한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은 전국의 영 케어러는 최대 30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간병파산, 노노간병, 영케어러, 간병살인. 2022년 9월 요양병원협회에서 요양 간병 인식조사 결과입니다. 무려 90.3%는 간병비 부담이 매우 큰 편이다고 답변했습니다.
또한 75.4%는 간병비를 국가와 가족이 공동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한민국은 2022년 4월 기준 OECD 회원국 중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은 국가입니다. 동시에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비중이 17.3%로 2024년부터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예상됩니다.
독일에서 1995년에 시작된 수발보험은 전 국민이 가입하는 의무 보험으로 간병비를 급여화 했습니다. 영국은 2014년 아동 및 가족법을 제정, ‘도움이 필요한 영 케어러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합리적인 노력을 반드시 기울여야 한다.’는 지방정부의 역할을 규정했습니다. 주당 최소 35시간의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만 16세 이상 청년에게 간병인 수당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호주는 돌봄으로 인해 경제활동에 심각한 제약을 받는 이들을 위한 수당제도(care payment)를 마련했습니다. 또한 12∼25세 영 케어러를 위한 학비보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영 케어러 1명 당 연간 3000호주 달러(약279만 원)가 지급됩니다.
소중한 남구민 여러분! 저는 제가 늙고, 다치고, 병들어 아플 것이 두렵습니다. 적어도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는 제가 아프게 되면 가족들에게 짐이 되기 때문입니다. “내가 데리고 가겠다.” 80대 남편이 70대 병든 아내와 함께 생을 마감합니다. 38살 뇌병변 1급 장애를 앓고 있는 딸에게 다량의 수면제를 먹이고 함께 생을 마감하기로 비극적 선택을 한 60대 어머니.
간병살인! 죽어야만 끝나는 비극적인 간병의 고통! 저는 국가에 묻습니다.
국가는 언제까지 간병을 개인의 불행으로 여길 것입니까? 존경하는 남구민 여러분! 이제 우리 사회는 간병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야 합니다.
노노간병, 영 케어러, 취약한 계층을 위해서는 보다 명확한 복지 수단을 우선적으로 갖추어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가는 간병에 대한 책임의 범위를 점점 더 보편적으로 넓혀가야 합니다. 저는 간병을 위한 정책 대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합니다. 간병비 급여화를 최우선 국정 과제로 선정하고 추진해야 합니다.
간병비 급여화는 궁극적으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해야 하나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감안하여 고도 중증환자부터 우선 적용하면 8만 5000여 명에게 그 혜택이 돌아갑니다. 또한 지방 정부도 간병을 위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첫째, 남구 관계부서는 간병 기본계획을 세워 간병의 실태를 파악해야 합니다.
기본계획에는 일반적인 간병 실태뿐만 아니라 노노간병, 영 케어러 등 간병 취약계층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간병가족을 위한 교육도 추진해야 합니다. 둘째,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및 이용률 제고에 노력해야 합니다. 관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하는 병원은 총 5개소로 빛고을전남대병원 36병상을 비롯해 총 292병상을 운영 중에 있습니다.
그중 실제 환자가 입원 중인 병상은 약 218병상으로 75%의 이용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관계부서는 더 많은 병원들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인센티브 제공 등을 포함한 정책을 펼치고 구민에게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정책을 적극 홍보하여 더 많은 구민들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공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셋째, 현재 저소득층을 위해 우리 구가 제공하는 간병서비스는 두 가지입니다.
무료간병서비스와 가사·간병서비스입니다. 저는 이 두 사업에 대한 간병서비스 지원 대상의 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구비 확보를 통해 노노간병, 영케어러 등 더 많은 구민들에게 간병서비스가 제공되길 희망합니다.
다시 이야기의 첫 시작점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그 청년은 아버지를 살릴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법원은, 대법원은 그 청년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
병원비를 체납하지 않고 아픈 아버지를 외면하지 않은 죄, 가난과 불행을 입증하지 않은 죄로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비정한 아들. “청년은 어쩌다 아버지를 죽게 했나. 청년이 아버지를 죽게 한 것이 맞는가?” 단 한 명의 위기의 돌봄청년들을 구 할 수 있다면 더 이상 우리는 주저하면 안 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