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의회 5분자유발언
박진희 의원 5분자유발언
존경하는 충북도민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박진희 의원입니다. 오늘 이 발언은 아마도 제가 12대 충청북도의회에서 하는 마지막 오송 참사 관련 5분 자유발언이 될 것입니다.
지난 4년, 오송 참사는 제게 단순히 의정활동의 일부가 아니라 끝내 감당해야 할 책무였습니다. 왜 막을 수 있었던 참사를 우리는 끝내 막지 못했는가? 왜 진상규명은 이리도 더디기만 했는가?
왜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슬픔을 넘어 또 다른 기다림을 감당해야 했는가? 그리고 우리는 이 참사를 기억하며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 저는 지난 4년 동안 이 질문들을 놓지 않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2023년 7월 15일, 각자의 일상을 살아가던 열네 분은 그날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유가족들에게 그날 이후의 삶은 더 이상 이전과 같지 않았습니다. 남겨진 일상은 그날의 기억과 함께 하루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생존자들은 아직도 그 끔찍한 기억 속에서 완전히 걸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송 참사는 2023년 7월 15일에만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진실을 밝히는 일도, 책임을 기록하는 일도, 남겨진 사람들의 회복도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기억은 슬픔을 되새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며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오송참사시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 및 생존자협의회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도지사 후보들에게 다음 세 가지를 건의했습니다. 첫째, 오송 참사 추모 조형물 설치.
둘째, 충북도 소유 청사 내 상설 추모공간 조성. 셋째, 충청북도 생명안전 기본조례 제정입니다. 그리고 당시 도지사 후보였던 신용한 충북도지사 당선인은 이 세 가지 건의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며 실천 의지를 밝혔습니다.
도민 앞에서 한 약속은 이제 민선9기 충북도정 속에서 실천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먼저 추모 조형물 설치는 이미 유가족과 충청북도가 설치 장소까지 협의를 마친 사안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관련 예산은 끝내 충청북도의회를 통과하지 못했고 추모는 다음을 기약해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추모의 필요성만큼이나 정치적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부인할 수 없습니다. 추모공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동안 충청북도는 공간 마련이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하지만 의지만 있다면 방법은 찾을 수 있습니다. 추모공간은 그 크기가 아니라 공동체의 의지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곳은 단순히 슬픔을 머물게 하는 곳이 아니라 다음 세대에 전하는 기억과 교육의 공간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기억을 제도로 완성해야 합니다. 지난 5월 7일 국회는 「생명안전기본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안전을 국가의 책무로 선언하고 피해자의 권리와 공동체의 회복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첫걸음이었습니다.
이제 지방정부도 응답해야 합니다. 충청북도 생명안전 기본조례는 국가의 약속을 지역의 실천으로 이어가는 일입니다. 재난 예방은 물론 피해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공동체 회복을 지원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오송 참사를 통해 반드시 남겨야 할 제도적 약속입니다.
저 역시 13대 충청북도의회에서 이 약속이 선언에 머물지 않고 조례로 완성될 수 있도록 생명안전 기본조례 제정에 앞장서겠습니다. 존경하는 충북도민 여러분! 오송 참사 1주기, 저는 이 자리에서 진상규명과 책임을 이야기했습니다.
오송 참사 2주기에는 왜 우리가 기억하고 추모해야 하는지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곧 3주기를 맞습니다. 부디 3주기에는 유가족과 생존자 여러분께 또다시 기다려 달라는 말씀 대신 작지만, 더디지만 우리가 약속을 지켜내고 있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추모조형물이 세워지고, 추모공간이 마련되고, 생명안전 기본조례가 제정되어 기억이 제도가 되고 추모가 실천이 되어 다시는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는 충북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발언제한시간 초과로 마이크 중단) (마이크 중단 이후 계속 발언한 부분)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