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천시의회 5분자유발언
윤미현 의원 5분자유발언
존경하는 과천시민 여러분! 하영주 의장님을 비롯한 동료의원 여러분! 제294회 제2차 정례회에 적극 협조해 주신 신계용 시장님과 공직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과천시의회 윤미현입니다. 발언의 기회를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본 의원은 그간의 성과를 자랑하거나 나열하기보단, 의정활동의 시간을 지나오며 제가 무엇을 고민해 왔는지, 그리고 그 고민이 시 승격 40주년을 맞은 과천시정에 어떤 질문을 던질 수 있을지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초선 시절, 과천을 ‘과도기에 놓인 도시’라고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시 재정 문제, 도시 개발 사업, 교통과 생활 인프라, 전임 시장의 공약과 현 시장의 공약 사업들이 완전히 정리되지 못한 채 한 도시 안에 혼재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시민이 모든 사안을 일일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고, 그래서 시민의 대변자인 의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본 의원은 의원이 원칙을 바탕으로 한 융통성을 가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 원칙의 기준은 언제나 시민의 이익입니다.
시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정책과 공약이라면 과감히 재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원칙 속에 2026년도 본예산 심의를 진행했습니다. 재선의원이 되어 의장이라는 역할을 맡게 되면서, 저는 과천의 모습을 ‘변화와 성장의 과정에 놓인 도시’라고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도시 곳곳의 공사와 갈등은 혼란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성장통이라는 의미였습니다. 의장으로서의 의정활동은 뇌와 심장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의 심정으로 하나의 판단이 도시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무거운 책임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대규모 개발사업과 공공주택 공급, 과천문화재단과 과천도시공사 설립, 예산과 조례 하나하나의 결정 뒤에는 언제나 첨예한 이해관계와 갈등이 존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본 의원은 의회가 단순히 집행부를 견제하는 기관이 아니라, 때로는 함께 대안을 만들고 시민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같은 방향으로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물론, 의정활동이 늘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논란이 있었고, 그에 대해 시민 여러분께 사과드린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 경험은 저에게 정치는 늘 옳을 수는 없지만, 틀렸을 때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가 그 사람의 인생철학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다시 일깨워주었습니다. 처음엔 원망과 슬픔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변명보다는 책임을, 회피보다는 성찰을 선택하는 것이 의정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과 시민들에 대한 최대한의 도리라고 마음에 새기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후 다시 태어난 듯, 삶의 태도와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갈등을 키우는 정치가 아니라 이견을 조율하는 정치, 편을 가르는 정치가 아니라 해답을 함께 찾는 과정이 혼자 빠르게 가는 것보다 함께 멀리 가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저는 실천했습니다. 여야의 입장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도시의 미래 앞에서는 ‘다른 것’과 ‘틀린 것’을 구분하며 대화와 설득을 이어가는 정치의 품격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시간들을 지나오며 저는 한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반복해 왔습니다. “지금 이 도시에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저는 3선 출마 당시, 도시가 복잡해질수록 정치에는 열정보다 전문성과 경험이 더 필요해진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단기간의 성과보다 정책의 맥락을 이해하고 누적된 과제를 책임 있게 다룰 수 있는 경험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과천은 선택 하나가 도시의 구조를 바꾸고, 결정 하나가 시민의 삶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단계에 와 있습니다. 시 승격 40주년을 맞은 지금, 과천시는 다시 한번 ‘우리는 어떤 도시가 되고 싶은가’라는 본질적인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지난 40년이 성장의 시간이었다면, 이제 다음 40년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 외형이 아니라 삶의 질로 평가받아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행정의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시민의 삶에서 체감되는 변화가 정책의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숫자로 설명되는 성과보다 일상의 불편이 줄어들고 미래에 대한 불안이 완화되는 것이 시정의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한 가지 꼭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최근 의정활동 과정에서 집행부 내 일부에서 의회의 역할을 축소하거나 그 존재 자체를 가볍게 인식하는 듯한 발언과 태도로 우려가 되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의회는 행정을 방해하거나 공격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며, 동시에 행정의 결정을 사후적으로 추인하는 기구도 아닙니다.
의회는 헌법 제118조에 따라 헌법기관이자 시민의 선택으로 구성된 헌법과 법률이 보장한 대표기관입니다. 양 날개 중 인사권과 예산편성권은 시정에 있고 견제와 협력은 의회에 있습니다. 지금 이 자리 상석에는 의장석이 있고 그 밑에해야 그 아래에 시장석과 이하 공직자석이 있습니다.
의회 승인이 없으면 단 1원도 쓸 수 없습니다. 의회와 집행부는 의정과 시정의 양 날개이자 과천시를 이끌어가는 양 수레바퀴입니다. 결국 의회는 행정과 대등한 위치에서 견제와 협력을 수행하는 민주주의의 한 축입니다.
의회의 질문을 부담으로 여기기보다 정책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으로 받아들일 때, 행정은 더 신뢰를 얻게 될 것입니다. 집행부 역시 의회의 비판 속에서 정책을 점검하고, 의회의 제안 속에서 대안을 확장할 때 시정은 더욱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운영될 수 있습니다. 또 의원은 같은 정당 시장의 거수기가 아닌 파수꾼으로 세워졌으며, 각자가 의결기관이며 시민의 눈이고 목소리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저 역시 완벽한 답을 가진 정치인이기보다 시민과 함께 질문하고 함께 해답을 찾아가는 의정활동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한 말씀만 덧붙이고자 합니다.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정치는 권력을 향한 기술이 아니라, 소명으로 감당해야 할 책임의 영역”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치에는 열정이 필요하지만, 그 열정은 책임감으로 제어되지 않으면 공동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 말을 의정활동 11년간 시간 속에서 점점 더 깊이 실감했으며, 정치는 빠른 해답을 말하는 일이 아니라 그 결과를 끝까지 감당하겠다는 태도를 선택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저는 박수보다 책임을, 순간의 평가보다 시간이 지난 뒤에도 부끄럽지 않은 신념으로 의정활동에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과천의 다음 40년을 앞두고 정치를 직업이 아니라 소명으로 대하는 자세로 제9대 의회를 마무리하며, 제10대 의회에 본으로 남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