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시의회 5분자유발언
박재식 의원 5분자유발언
존경하는 진주시민 여러분, 백승흥 의장님을 비롯한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조규일 시장님과 관계 공무원 여러분, 문산·내동·정촌·금곡·충무공동 지역구 오늘 저는 ‘층간소음’이라는, 어쩌면 너무나 일상적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문제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흔히 층간소음 문제를 이야기할 때, 피해자의 고통에 집중합니다. 밤마다 울리는 발소리, 가구 끄는 소리, 아이들의 뛰는 소리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불안과 분노, 심지어 우울감까지 겪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고통은 분명히 현실이고,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닙니다. 그동안 잘 드러나지 않았던 또 하나의 목소리를 함께 전하고자 합니다. 바로, ‘가해자로 의심받는 사람들’의 입장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저희는 정말 조심하고 있습니다. 슬리퍼를 신고, 매트를 깔고, 밤에는 움직임을 줄입니다.
아이들이 뛰지 않도록 매번 주의를 줍니다. 그런데도 계속 항의를 받습니다.” 어르신은 ‘화장실을 가는 발소리마저 민원이 될까 봐’ 직장인은 퇴근 후 의자 하나 끄는 소리에도 불안해합니다. 이들은 어느 순간부터 ‘가해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 늘 긴장 속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긴장은, 또 다른 형태의 고통이 됩니다. 층간소음으로 고통받는 아래층 주민과 층간소음 항의로 고통받는 위층 주민은, 감정이 누적되면서 폭언과 충돌을 넘어 흉기 난동 사망 사건으로까지 발생한 사례는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보도되었습니다. ‘배려하지 않는 사람’과 ‘예민한 사람’의 싸움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구조 속에서 벌어지는 문제입니다.
진주시민이 거주하는 주택 현황을 살펴보면, 2024년 기준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과 같은 공동주택과 오피스텔, 비주거용 건물 내 주택의 가구원 수는 210,308명으로, 단독주택 가구원 수 113,933명과 비교하면 진주시민의 65% 정도가 공동주택 등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아파트와 빌라는 벽이 기둥을 대신하는 벽식구조이기에, 층간소음에 취약합니다. 소음과 진동이 아래위 3개층 이상 전달되는 구조이므로, 소음원의 위치를 정확하게 규정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위층에서 나는 소리라 생각하기에 소음원에 대한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경우도 많아, 피해자는 고통을 받고, 가해자로 의심받는 사람은 억울함과 불안을 겪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대응 방식은 어떻습니까? 민원이 들어오면, 한쪽은 “참으라”는 말을 듣고, 다른 한쪽은 “조심하라”는 말만 듣습니다.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중재 시스템은 부족하고, 갈등은 쌓여가다 결국 극단적인 충돌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본의원은 우리 시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첫째, 층간소음 중재 및 상담 시스템을 강화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단순 민원 접수가 아니라, 전문가가 양측의 입장을 듣고, 감정과 상황을 조정하는 시의 공적 중재 기구가 필요합니다.
둘째, 가해자로 지목된 시민을 위한 보호 장치도 필요합니다. 일방적인 낙인, 반복적인 항의, 과도한 민원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도 공공의 문제입니다. 양측 모두를 보호하는 균형 있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셋째, 구조적 문제에 대한 장기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차음 성능 기준 강화, 기존 공동주택의 보완 지원, 리모델링 지원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는 피해자의 고통을 줄이는 동시에, 억울한 가해자를 만들지 않는 사회를 지향해야 합니다.
누군가는 낮에도 눈치를 보며 삽니다. 이웃을 갈라놓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함께 끌어안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누가 더 힘드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모두가 덜 힘들 수 있느냐”를 고민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