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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의회 5분자유발언

박종현 의원 5분자유발언

330회 제1본회의2026-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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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송파의 내일을 고민하는 박종현 의원입니다.

(영상자료 제시)

‘자치분권2.0 시대, 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난 2022년 8월 26일, 이 자리에서 제가 등원 후에 처음으로 올렸던 5분자유발언의 제목입니다. 그 발언에서 저는 자치분권2.0을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급속한 도시화로 마을을 잃어버린 우리 시대에 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야말로 우리가 잃어버린 사람의 가치와 신뢰의 관계망을 되살리는 길이라고 말입니다.

2024년 12월 3일, 45년 만의 비상계엄이라는 국가적 위기 앞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세계사에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폭력 없이 질서 있게, 그리고 당당하게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시간 마을과 광장에서 쌓아온 참여와 연대의 결과였다고 확신합니다. 질기게 뿌리내린 수많은 풀뿌리가 폭풍우 속에서도 대한민국이라는 나무를 잘 지켜낸 것입니다.

주민자치위원회는 1990년대 후반 자치회관 운영을 위한 행정보조기구로 출발해 행정의 파트너로서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해 왔습니다. 반면 박근혜 정부 이후 등장한 주민자치회는 지방자치법 개정 흐름 속에서 주민을 자치의 주체로 세우기 위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험이자 준자치기구로 발전해 왔습니다.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주민자치회로 이어지는 이 흐름은 보수와 진보 정권을 막론하고 일관되게 유지되어 온 국가적인 방향입니다.

그런데 송파구는 어떻습니까? 민선 8기 서강석 구청장 취임 직후, 마을공동체와 주민자치회 예산을 불요불급하다는 이유로 삭감하고 커뮤니티센터와 거버넌스 빌딩을 본래의 취지와 다르게 용도변경 했습니다. 주민님들이 직접 참여하고 만족해 온 관련 사업들이 일방적으로 삭감 또는 폐기되었습니다. 주민자치는 관치행정으로 변모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정책조정이 아니라, 여러 정부에 걸쳐 주도해 온 주민 민주주의의 참여기반을 지방정부 행정수반의 독단적 판단으로 걷어내는 결정이었습니다.

이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민선 7기에 6개 동 시범사업으로 출발해 자리를 잡아가던 주민자치회는 결국 폐지되었습니다. 집행기관은 타 지자체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주민자치위원회라는 명칭을 조례 명에 명기하는 무리한 개정안을 요구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명칭 변경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행정학적으로 ‘위원회’는 행정에 종속된 자문기구입니다. 반면 ‘주민자치회’는 주민이 스스로 의사를 형성하고 지역의 의제를 결정하는 준자치기구입니다.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 주민님들을 자치의 주체로 둘 것인지, 행정의 보조자로 둘 것인지의 문제였습니다. 민선 8기 송파구는 우리 주민님들을 주체가 아닌, 관리 가능한 대상으로 본 것이었습니다.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해당 조례안은 통과되었지만 다행히도 행정교육위원회의 지혜로운 판단으로 주민자치회 조례 폐지만큼은 지켜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송파구의회가 주민자치의 최소한의 원칙을 지켜낸 의미 있는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3월 31일, 국회는 주민자치회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국가와 지방의 행정·재정적 지원 근거를 담은 지방자치법 일부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13년간 시범사업에 머물러 있던 주민자치회가 마침내 제도적 안착의 기반을 갖추게 된 것입니다.

공포 후 일정 기간이 지나 시행될 예정이며, 정부 또한 조례 정비와 운영 지원을 위한 기준 마련에 착수하고 있습니다. 이제 주민자치회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지방자치가 나아가야 할 분명한 방향이 되었습니다.

잃어버린 4년, 송파구는 충분히 뒷걸음질했습니다. 다음 정권을 누가 잡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치가 시대정신을 읽지 못하고 다른 길을 선택했기 때문에 송파구 전체가 시대를 역행하고 만 것입니다. 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물길을 한 줌 권력으로 거스르려 한 대가는 고스란히 주민님들의 몫이 되었습니다. 행정은 주민 위에 서는 조직이 아니라, 주민님들의 위임을 받아 존재하는 조직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단 한 가지만을 부탁드립니다.

주민자치회 조례를 전면 정비하고 관련 사업과 지원체계가 복원될 수 있도록 집행기관이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개정된 법령에 맞추어 주민에게 실질적인 권한과 재정을 부여하는 내용으로 조례와 사업이 채워져야 합니다. 10대 송파구의회의 개원에 맞춰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담당 부서에서는 미리 검토하고 준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민주주의는 광장에서만 살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 동네에서, 마을에서, 주민자치의 현장에서 날마다 숨 쉬고 자라나야 합니다. 송파의 시계는 멈춘 것이 아니라 거꾸로 돌아갔습니다. 이제 다시 앞으로 돌려야 합니다. 주민자치를 확대하고, 주민님들이 진짜 주인이 되는 송파를 만들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서울 송파구의회 회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