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의회 5분자유발언
김은하 의원 5분자유발언
존경하는 동작구민 여러분, 정재천 의장님을 비롯한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박일하 구청장님을 비롯한 공직자 여러분! 사당3․4동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은하 의원입니다. 오늘 저는 우리 지역에서 조용하지만 청소년들에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온 공간 하나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장승배기역 인근에 위치한 “나무”는 서울시립 십대여성일시지원센터로서 지난 12년간 위기 상황에 놓인 십대 여성들을 지원해 온 곳입니다. 하지만 이 공간이 올해 12월 서울시의 운영 종료 결정에 따라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서울시는 청소년 쉼터와 기능 중복을 이유로 들었지만 나무가 제공해 온 지원은 쉼터와 성격과 방식에서 뚜렷이 구분됩니다.
나무는 탈가정․탈학교 청소년뿐 아니라 가정 안에 있으면서도 성착취 위험에 놓인 십대 여성까지 폭넓게 지원하는 생활권 기반의 공간입니다. 특히 카페형 상담공간이라는 특성은 청소년이 낙인감 없이 접근할 수 있게 했고 예약이나 개인정보 제공 없이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왔습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초기 위험을 발굴하고 적절한 지원으로 연계하는 중요한 사회안전망 기능을 수행해 왔습니다.
그동안 많은 청소년들이 나무를 편안하고 안전한 곳으로 기억합니다. 잠시 머물며 긴장을 내려놓고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공간이었습니다. 나무는 단순한 시설을 넘어 수백 명의 청소년들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기반이었습니다.
오늘날 디지털 성착취와 청소년 대상 범죄는 더욱 교묘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일수록 청소년을 보호하는 안전망은 더 강화되고 확대되어야 합니다. 시설의 효율성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다양한 접근성과 생활권 중심의 대응체계가 필요합니다.
위기를 조기에 차단하는 일은 개인을 보호할 뿐 아니라 사회적 비용을 큰 폭으로 줄이고 미래 세대가 건강하게 성장할 기회를 보장하는 확실한 투자인 것입니다. 지난 11월 7일 열린 토론회에서도 전문가, 현장 활동가 그리고 청소년 당사자 모두가 “나무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습니다. 특히 “갈 곳을 이제 잃었다”는 청소년들의 발언은 이 공간이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실질적 보호망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이에 박일하 구청장님께 정중히 요청드립니다. 서울시 운영이 종료되더라도 나무가 동작구 차원에서 계속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십시오. 행정 효율성보다 절박한 한 사람의 안전을 우선하는 것, 이것이 동작구가 지향하는 행복도시 1위의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기 속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정책이 아닐 때가 많습니다. 언제든 들어갈 수 있는 문 하나, 따뜻한 조명이 켜져 있는 공간 하나가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나무가 사라지는 지금, 구청장님과 공직자 여러분 그리고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나무의 지속 가능한 조명을 위해 우리가 잡아주는 손길은 앞으로 공백없이 위기의 십대 청소년들이 안전하고 평범한 일상을 회복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깊은 관심과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이상으로 5분 발언을 마치며 경청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