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의회 5분자유발언
박종현 의원 5분자유발언
의원
사랑하고 존경하는 송파구민 여러분, 이혜숙 의장님과 박성희 부의장님,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서강석 구청장님과 송파구 공직자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종현 의원입니다.
지난 6월 3일 가장 성스러워야 할 민주주의의 꽃, 선거가 더럽혀졌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가락2동, 잠실2동, 잠실4동·7동, 문정2동에 이르기까지 송파구 관내 15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러 오신 주민님들은 영문도 모른 채 수 시간을 대기해야 했습니다. 발걸음을 돌린 분들도 허다합니다.
침탈당한 참정권을 되찾고자 재선거를 주장하는 시민들이 올림픽공원에 모여 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최근 부정선거라는 정쟁의 유령과 극단적인 음모론이 뒤섞이며 민의가 오염되고 있기도 합니다.
보안성이 없는 지퍼백에 투표지를 급히 이송하고 법적 근거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채 투표 시간을 한밤중까지 연장하는 등 대한민국 선거 행정의 신뢰가 통째로 무너졌습니다. 안일한 국가기관, 헌법기관의 무능 행정이 초래한 부실 선거이자 명백한 참정권 침탈입니다.
더 경악스러운 것은 선관위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전체 유권자의 110%에 달하는 투표지 제작 예산을 전액 배정받고도 정작 전국 지자체에 내려보낸 인쇄 지침 하한선은 고작 유권자의 50%였다는 사실입니다.
예산은 넉넉히 받아 가고 투표소에 종이가 없어 국민을 돌려보내는 것은 무능을 넘어선 심각한 직무 유기이자 국민 기만입니다. 이러려고 선거 때만 되면 휴직하는 겁니까?
그뿐만이 아닙니다. 선관위가 저지른 탁상행정의 대가는 고스란히 우리 송파구청과 동 주민센터 공무원들의 피눈물로 돌아왔습니다. 당일 오후 2시부터 현장에서 수없이 SOS를 보냈지만 오만한 선관위는 ‘기다려라, 모니터링 중이다.’라는 한가한 답변으로 일관했습니다.
사고는 선관위가 저질렀는데 송파구청 공무원들은 인간 방패가 되어 온갖 욕설과 폭언·폭력의 위협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심지어 일부 투표소에서는 주민님들에게 가로막혀 무려 35시간 동안 감금당하는 심각한 인권 유린 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입니다. 왜 우리 송파구 공무원들이 선관위의 무능을 가리는 방패가 되어야 합니까?
이에 저는 정파적 유불리를 떠나 주민님들의 빼앗긴 주권을 되찾고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바로 세우기 위해 다음의 세 가지 사항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첫째, 무능한 선거 행정으로 구민의 참정권이 침탈당하고 민의가 왜곡된 우리 송파구 등 해당 지역에 한해 필요하다면 법적 절차에 따른 ‘선별적 재선거’를 고려해 주십시오.
물론 부정선거 음모론에는 철저히 선을 긋습니다. 그러나 투표권을 박탈당하고 기다리다 지쳐 돌아간 주민님들의 수가 적지 않습니다. 투표 중지 소식에 아예 투표장에 나오지 않으신 분들도 계십니다. 일부 출마자들이 현장에서 투표에 참여해달라고 호소하는 바람에 오히려 표 쏠림 현상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심지어 출구 조사는 물론 사전투표 결과의 일부를 알고 투표가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선거는 누가 보아도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했으며 선거무효 소청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둘째로 선거관리위원회의 독점적인 권력을 깨기 위한 ‘선관위 비상설화’를 촉구합니다.
지난 2023년 고위간부 자녀 특혜 채용 비리가 터졌을 때도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구라며 감사원의 감사를 당당하게 거부했던 조직입니다.
견제와 통제를 거부해 온 결과 조직은 무능과 매너리즘에 빠졌고 결국 이번 헌법 참사로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당시 김웅 전 국회의원은 ‘선관위 비상설화’를 주장했습니다. 평소에는 최소한의 관리 인력만 유지하고 선거 시기에는 지자체와 행정안전부 중심의 ‘비상설 선관위 체제’로 전환할 것을 제안합니다. 또한 이를 보조할 인력풀은 최소 6개월 전에 확보되어 모든 상황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로 선거 사무를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지방 공무원들에게 강도 높은 노동에 합당한 정당한 수당과 처우를 보장해 주십시오.
선관위 예산 삭감해서 밤샘 노동과 폭언에 노출되어 있는 현장 공무원들의 처우 개선, 노동권 보장을 위한 재원으로 전환하십시오.
송파구청은 투표소 최일선에서 신체적·정신적 트라우마를 겪은 우리 송파구 공직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심리 치료, 특별 휴가 등 실질적인 보호 조치를 즉각 시행하고, 선관위의 공식 사과와 피해보상을 구 차원에서 청구하시기 바랍니다.
선거는 끝났습니다. 그러나 침탈당한 국민 주권을 되찾고 우리 공직자들의 무너진 존엄을 바로 세우는 일은 이제 시작되어야 합니다.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